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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나쁜 사람인 것도 인정, 나쁜 남자인 것도 인정, 나쁜 친구인 것도 인정. 쿨한 조정석의 뜨거운 짝사랑이 안방극장을 초토화했다.
이화신의 도움으로 무사히 방송국에 도착한 표나리는 헐레벌떡 시험장으로 향했고 이화신 역시 끝까지 표나리의 뒤를 지켰다. 가쁜 숨을 몰아쉬는 표나리를 진정시키고 테스트에 나올만한 실수, 돌발 상황 등을 상세하게 알려줬고 실제 시험장에서도 표나리를 지켜보며 응원했다. 이런 이화신의 꿀팁 전수 덕분일까? 표나리는 전현무, 오정연, 그리고 라이벌 나주희(김예원) 보다 안정적이고 월등한 실력을 뽐냈다. 표나리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고정원(고경표)의 어머니 김태라(최화정)도 더는 딴지를 걸 수 없게 된 상황. 우여곡절 많았던 표나리의 아나운서 카메라 테스트는 그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정작 표나리는 불안하고 자신이 없었다.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는 아나운서 꿈이 이대로 끝나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밀려왔지만 이번에도 역시 이화신의 진심 어린 조언이 표나리의 불안감을 떨치게 만들었다. 이화신은 "자기 인생에 물음표를 던지지 마. 그냥 느낌표만 던져. 물음표랑 느낌표 섞어서 던지는 것은 더 나쁘고. '난 될 거다, 이번에 꼭 될 거다' 느낌표. 알았어?"라는 말 한마디가 왠지 모르게 힘이 됐고 그 뒤에 이어진 이화신의 고백에 가슴이 뛰었다.
이를 계기로 이화신은 완전히 바뀌었다. 친구 고정원 때문에 꾹꾹 눌렀던 짝사랑을 뻔뻔하게 드러내기로 한 것. 문제의 '사랑해요 표나리' 그림을 그린 표범(설우형)에게 "표나리 좋아하지 마"라고 귀엽게 다그치는 표나리를 향해 "보고 있는데 보고 싶네"라고 고백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표나리는 거침없이 들이대는 이화신이 못내 부담스러웠고 일부러 그를 피하려 애썼다. 그러던 중 우연히 헬기 사건 때문에 이화신이 징계를 받게 됐다는 소식을 접했고 자신 때문에 9시 뉴스 앵커 시험도 볼 수 없게 된 이화신에게 너무나 미안해했다. 함께 유방암 치료를 같이 가주는 것밖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던 표나리는 "나 진짜 나쁜X이다. 기자님, 나 (아나운서 시험) 붙었어요. 이 말만큼은 기자님한테 제일 먼저 해주고 싶었어요"라며 울먹였다.
또한 표나리는 "기자님은 나쁜 사람이야"라며 원망했고 이화신은 쿨하게 "인정"이라며 답했다. 이어 "기자님은 나쁜 남자야"라는 말에도 "인정", "기자님은 나쁜 친구야"라는 말에도 "그것도 인정"이라 답하며 표나리에게 키스했다.
이날 조정석이 선보인 이화신은 그야말로 '나쁜남자' '쓰랑꾼(쓰레기+사랑꾼 합성어)'의 전형이었다. 자신을 3년간 짝사랑해주던 표나리를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막상 사라지고 나서야 깨우친 연애 바보였고 친구에게 빼앗긴 표나리를 뒤늦게 찾으려는 못된 놀부 심보를 부렸다. 홀로 좋아하겠다 선전포고하는 뻔뻔함은 가히 역대급. 급기야 이미 친구의 여자가 된 표나리에게 격정적인 키스까지 선사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시청자가 이러한 '질투의 화신'의 사랑법을 질타하기보다는 열광한다는 점. 오히려 이화신의 질투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다. 조정석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 마치 실제 내 사랑, 실제 내 감정과도 같이 세밀하고 농밀하게 이화신을 표현한 조정석은 막장 러브스토리를 납득시켰고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조정석의 현실 연기가 '질투의 화신'을 통해 만개한 것. 조정석은 이화신의 짝사랑이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인 이유였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질투의 화신'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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