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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종영③] 송재정 작가의 극한 판타지…'장르술사'의 반란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9-15 10:10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장르술사'의 반란이었다.

송재정 작가가 또 한번 일을 냈다. 바로 14일 종영한 MBC 수목극 'W'를 통해서다. 송 작가는 장르도 형식도 파괴해버린 전무후무한 드라마를 만들어내며 한국 드라마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송재정 작가는 1996년 '폭소하이스쿨'로 데뷔한 뒤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귀엽거나 미치거나' 등 시트콤을 주로 집필해왔다. 그의 이름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07년 '거침없이 하이킥'부터였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배우들의 호연도 한몫했지만 코미디와 드라마, 미스터리 장르를 혼합한 색다른 시트콤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때부터 시작된 장르와 형식의 변주는 '크크섬의 비밀',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 등을 거쳐 숙성됐고 결국 'W'에서 그 포텐이 터졌다.

'W'는 현실세계의 초짜 여의사 오연주(한효주)가 우연히 인기 절정의 웹툰 'W'로 빨려 들어가 주인공 강철(이종석)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통속적인 주제를 다루고는 있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과정은 남달랐다. 오연주와 강철의 멜로가 시작되는 순간 진범이 등장해 극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진범의 정체를 파헤쳐 소멸시키려고 하자 창조주 오성무(김의성)이 얼굴을 빼앗기는 등 회마다 충격적인 전개가 이어지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했다. 강철과 오연주의 사랑은 애틋했지만, 끊임없이 목숨을 노리는 진범의 압박이 더해지며 멜로도 스릴러도 서스펜스도 아닌 독창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쯤되면 송재정 작가를 장르의 연금술사라 불러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웹툰 세계와 현실 세계, 즉 강철의 세계와 오연주의 세계가 이어져있다는 발상은 극한 판타지를 몰고 왔다. 설정값, 맥락, 자유의지 등 이제까지의 드라마에서 접해본 적 없는 색다른 용어들이 등장했고 이 개념들은 극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강철이 물에 뛰어들어 웹툰 세계 설정값을 초기화시킨다거나 진범이 자아의지를 갖게되면서 창조주의 의지마저 꺾는다거나 하는 판타지적 전개가 이어지며 시청자를 미궁 속으로 몰아넣기도 했다. 물론 이런 내용은 다소 난해한 감이 있긴 했다. 그래서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내용이 황당하게 전개된다거나 시청자 왕따 시키는 드라마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송재정 작가는 이례적으로 대본 공개를 선언하기도 했다. 난해하고 어려운 드라마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어디에서도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드라마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예측도 추측도 불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시청자들은 송재정 작가의 상상이 만들어낸 가상 세계에 제대로 빠져들었다. 회마다 포털사이트나 온라인 커뮤니티는 'W' 관련 이슈들로 꽉 채워졌고 시청률 역시 꾸준히 수목극 1위 자리를 지켜냈다.

'W' 후속으로는 '쇼핑왕 루이'가 방송된다. '쇼핑왕 루이'는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온실 기억상실남 쇼핑왕 루이와 오대산 날다람쥐 넷맹녀 고복실의 파란만장 서바이벌 로맨틱 코미디로 서인국 남지현 윤상현 임세미 오대환 등이 출연한다. 21일 오후 10시 첫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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