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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남자주인공이 탄생했다.
생활 패턴은 더 기가 막힌다. 허갑돌은 공시생이다. 하지만 공부는 뒷전이다. 여전히 게임과 음주가무에 빠져있다. 말로는 시험에 합격한 뒤 신갑순과의 동거 사실을 알리고 정식으로 결혼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시험 합격을 위해 그가 하는 일은 합격 기원 뿐이다.
대부분의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가진 것은 없더라도 성실한 생활 패턴과 여자주인공을 끔찍히 사랑하고 아끼는 로맨티스트적 면모를 갖춘 것과 비교하면 말도 안되는 설정이다. 이대로라면 인생 성공 확률은 제로에 가깝고, 신갑순만 인생 종착역에 서게 될 것이 뻔하다. 답답한 현실 세계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기 위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현실보다 더 답답한 남녀주인공의 모습이 달가울리 없다.
어쨌든 송재림의 허갑돌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모양새다. 철없고 개념없는 그의 행동에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고, 이는 '우리 갑순이'의 시청률 저조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기적이고 생각 없는 캐릭터의 성장기는 문영남 작가의 단골 소재다. '소문난 칠공주'의 나미칠, '왕가네 식구들'의 왕수박 등 문영남 작가의 작품에서는 항상 황당스러울 정도로 뇌가 청순한 캐릭터들이 등장했고, 이들은 시청자의 짜증을 유발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극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인간'으로 각성하기 시작했다. 허갑돌 캐릭터 역시 이런 역대 밉상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해볼 만하다.
이날 방송된 '우리 갑순이'는 6.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지상파 3사 주말극 중 유일하게 시청률이 하락했다.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방송 6회 만에 시청률 30%선을 돌파했고, MBC '불어라 미풍아'는 13.6%, '옥중화'는 21.3%, SBS '끝에서 두번째 사랑'은 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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