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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기자] 'W'는 한효주에게 6년 만에 드라마 복귀작이다. "많이 떨려요. 부담감도 있고요. 잠도 잘 못 자요. 오랜만에 드라마 촬영이라 첫 촬영장에서는 헤매기도 했어요"라는 고백 속에 그녀의 긴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런데 'W' 첫 방에 앞서 한효주 만큼이나 설 사람이 있었다. 바로 박만현 스타일리스트. 한효주와 7년째 작업 중인 그는 한효주와의 첫 드라마 작업이라는 점에서 설레고 조심스러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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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효주는 의사 역할을 위해 의사들의 실생활을 직접 관찰한 경험을 박만현 스타일리스트에게 들려줬다. 한효주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크록스 신발이었다고. "의사들이 온통 크록스만 신고 다녀~!" 박만현 스타일리스트는 드라마 속에 구현된 의사 캐릭터들을 많이 찾아봤다. 국내 드라마도 봤지만 미국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도 봤다고 한다. 그의 눈에 띈 것은 목이 늘어난 티셔츠였다.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현실감에 충실하기 위해 여배우에게 진짜 의사들이 신고다니는 크록스 신발을 신기고 진짜 의사같은 느낌의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입힐 것인가, 아니면 패션을 지킬 것인가. 갈림길에 선 두 사람.
리얼리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깔끔하고 단정한 의사룩을 연출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회당 한 벌의 옷을 입고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드라마에서는 극히 드문 사례다.
"과하지 않으면서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스타일링이 우리의 목표였어요. 준비 작업을 많이 했죠. 효주 씨가 평소에 입는 의상도 활용하고 미드나 실제 의사의 이미지 컷도 많이 참조했어요. 실제 의사들은 니트, 셔츠, 블라우스를 즐겨 입더라고요. 가정의학과 외에는 스커트를 잘 입지 않고 주로 팬츠를 입고요. 신발도 높은 굽은 절대 안 신죠. 이런 사례를 참조해 담백하면서 예뻐보이게 스타일링을 하려고 했죠. 내추럴한데 예쁘다는 평가를 듣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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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속 세계에서는 예쁜 옷도 마음껏…원피스 파자마룩 등 다양한 의상 등장
한효주와의 첫 드라마 작업인데 온통 자제를 해야하다니 혹 서운하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다행히 'W'에서는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 바로 웹툰 속 세계다. 현실에서는 의사인 오연주가 웹툰에서는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업가와 알콩달콩한 멜로를 그리는 오연주가 된다. 예쁜 옷은 그 웹툰 속 세계에서 맘껏 입힐 수가 있다.
첫 회 의사 동료를 놀라게 만든 고가의 원피스를 시작으로 펜트하우스에서의 파자마룩, 심지어는 죄수복까지 정말 다양한 오연주 룩이 존재하는 세계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한효주의 시그니처 룩이 된 패턴 원피스.
"효주 씨의 피부톤이 깨끗하고 청초하다보니 옷의 패턴감이 화려하고 화사하게 표현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편협한 것일 수도 있지만 여배우는 사랑스럽고 예뻐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여성스러운 패턴을 즐겨 입히는 편이죠. 1회에 등장한 패턴 원피스와 2회에 등장한 패턴 원피스가 미묘하게 차이가 있는데 플라워 패턴으로는 좀 더 사랑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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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주 씨가 몸의 비율이 좋아 베이직한 아이템을 입혔을 때 빛을 발해요. 의사 가운 속에 숨어 있어 핏이 완벽하게 살지는 않지만 스트라이프 셔츠나 기본 베이직 팬츠를 입어도 예쁘죠. 봤을 때는 무난하고 베이직한데 효주씨가 입으면 빛을 발하는 아이템도 있어요. 가끔은 저렴한 브랜드의 옷을 입힐 때도 있는데 그것마저 고급스럽게 잘 소화해주면 스타일리스트 입장에서 고맙죠."
이렇듯 한효주에 대한 애정이 강한 박만현 스타일리스트만 알 수 있는 드라마 'W'의 특징이 있다. 바로 풀샷이다. "효주 씨가 키가 크고 비율이 워낙 좋으니 감독님이 유독 다른 여배우들에 비해 풀 컷을 많이 잡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회차 속에서는 통통 튀고 엉뚱한 구석이 있는 오연주 답게 컬러감이 사는 옷도 많이 입게 될 예정이라고. 그리고 드라마 복귀를 하면서 대중과 더 가까워진 한효주 역시도 좀 더 밝아진 스타일링을 선보이게 될 것 같다. "오연주도 오연주지만 효주 씨 역시 상큼한 스타일링을 보여드리려고 하고 있어요. 효주 씨가 올해 서른살이에요. 개인적으로 여배우는 30세~35세에 가장 꽃피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나이가 들게되면 또 나이에 맞는 스타일링을 선보여야 겠지만, 30대 초반에는 좀 더 상큼하고 발랄한 옷을 입히려고 합니다."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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