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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최보란 기자] 박정현의 아름다운 패배와 함께 '신의 목소리'도 퇴장한다
"몇몇 위기가 있었잖아요. AOA '심쿵해' 재해석한 무대에서는 2번의 실수가 있었고, '비 내리는 영동교' 또한 전혀 예상못한 선곡이었죠. 트로트 도전 때는 '이번에야말로 지겠지' 했는데, 매번 극복을 하며 상상 이상의 활약을 해줬네요. 박정현은 정말 경연 프로그램 특화된 가수예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죠. 시청자들은 오히려 지는 순간을 기다렸을 수 있을거예요."
'신의 목소리' 가수에게는 도전자가 선택한 곡을 3시간 안에 자신의 방식으로 소화해야하는 핸디캡이 주어진다.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이자 여느 음악 예능과 차별화되는 강점이지만, 섭외를 어렵게 하는 약점은 아니었을까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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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첫 방송 때, 편곡하는 사이에 방청객이 많이 가버려서 자리가 빌까봐 걱정도 했어요. 근데 한 명도 안 가고 모두 돌아왔어요. 쉬능 동안 근처 카페 같은 데 있다가 녹화 재개하면 다시 오는거죠. 저희 프로그램이 상암동 일대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한 것 같아요. 하하하. 1라운드만 보게 되면 정작 가수들 무대는 못 보는 거니까, 후반부를 보고 싶어서 못 떠나는 것 같아요."
예측불가함이 묘미이지만, 변수가 많은 것은 한계이기도 하다는게 박PD의 설명이다. 아마추어다 보니 1라운드에서 잘했지만 2라운드에서 실수를 하거나, 1라운드에서는 못했지만 2라운드에서 갑자기 잘하는 경우도 있다. 제작진의 예상 시나리오는 들어 맞은 적이 거의 없었다.
"7명 중 2명이 탈락하고, 5명이 가수와 1대1 매치하면 딱 좋지만, 그게 생각대로 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제작진은 속이 타죠. 거미 노래를 한 달 째 못 듣고 있다니 말이예요. 밴드도 마찬가지죠, 전혀 예상 못한 선곡을 하는 경우가 생기면 음악 감독이 '멘붕'에 빠지기도 하죠. 포털 찾아서 악보 프린트부터 뽑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의외로 밴드 멤버 중에 종영을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아요. 이렇게 한계를 극복하는 희열이 있는 음악 프로그램이 없었다나요.(웃음)"
가수는 물론 밴드까지도 한계를 넘어서게 만들며 음악 예능의 지평을 넓힌 '신의 목소리'지만, 처음엔 기획은 요리 프로였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대결이라는 키워드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요리였다. 그러나 '쿡방' 붐이 한차례 지나가고, 새로이 보완하고 확장하면서 음악 예능으로 탈바꿈 했다. 박PD가 그간 기획하고 연출한 예능 대부분이 이런 과정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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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포맷의 힘은 중국에서 먼저 알아봤다. '신의 목소리'는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보이스오브차이나' 팀과 합작 프로젝트로 재탄생한다. '보이스오브코리아'는 중국에서 7%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인기를 모았는데 이는 한국으로치면 25% 정도라고 한다. 자부심이 대단한 제작팀이 박상혁PD와 손잡고 다음 음악 예능을 준비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의 목소리'의 포맷의 가능성을 봤다는 것. 박상혁PD는 전작인 '룸메이트'와 '불타는 청춘'의 포맷을 바탕으로 한 예능 또한 중국과 합작을 논의 중이다.
"기존에 했던 프로그램들과 관련해 해외에서 합작 제안들이 많이 있어요. 하반기에는 중국 쪽에 많이 왔다갔다 할 것 같아요. '신의 목소리'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의 음악 예능 제작에 함께 하기로 했거든요. 최근에 다녀왔는데 '신의 목소리' 같은 음악 예능 하나 만드는데 제작비가 660억원이라더라고요. 규모부터가 달라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아마 합작 프로젝트 때문에 중국 제작 시스템을 체험해 보면 새롭게 보이는 것들도 생길거고, 다음 예능에 대한 기획에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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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토크쇼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저뿐 아니라 방송국 차원에서 토크쇼는 필요하죠. 새로운 사람들이 등장하기 좋은 포맷이기도 하고, 방송국에 어떤 스타가 뜨면 그 얘기를 들어주고 그렇게 화제성과 영향력을 키울 수 있잖아요. 지금 그런 프로그램이 부재하니까 아쉽죠. 기본적으로 연예인이 많이 나오는 집단 토크 형태를 좋아해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진득하게 듣기에는 지루한 감도 있고, 그렇게 이야기 나눌 당한 스타도 많이 없고요. 당시에는 '강심장'이 신선했지만, 지금은 비슷한 포맷이 너무 많죠. 만약 제가 토크쇼를 제작하더라도 새로운 게 아니면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제작비 문제도 있을거고, 비주얼적인 새로움이라던가, 그걸 색다르게 전달하는 방식이 무엇이 좋을까 고민을 해 봐야겠죠. 현재 진행하고 있는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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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새로운 장르가 나올지 고민을 해봐야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자 노력해 왔고, 이미 나와있는 형식의 프로그램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프로 대 아마추어'의 대결로 프로그램을 해보자고 생각한게 1년6개월 전이예요. 그러다 '노래로 하자'고 정한 뒤 수많은 의심들과 스스로 싸우면서 현실화하는 고민을 해 온거죠. 그러다 마침내 이 포맷까지 오게 된거예요. 새 프로그램의 단초가 될만한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가 발전시키는 거죠. 지금도 예전부터 생각해 온 키워드 몇 개를 갖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생각해보려고요. 이제 광고 만으로는 어려운 시대예요. 결국 포맷형 프로그램으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박상혁PD는?
IMF 여파로 방송사 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였던 98년, 유일하게 신입을 뽑았던 SBS 공채 7기로 입사했다. 교양PD를 꿈꿨으나, 시청률 35%를 찍던 '기분 좋은 밤' 조연출을 시작으로 예능PD의 길을 걷게 됐다. '웃찾사', '인기가요' 등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SBS 연예대상의 시초가 된 SBS 코미디대상(2006)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엣날TV', '강심장', '룸메이트', '불타는 청춘', '신의 목소리' 등을 기획하고 연출했다.
lyn@sportschosun.com, ran613@, 사진=조병관기자 rain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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