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소개팅인터뷰①] 한가림, "연민정 같은 악역, 해보고 싶어요"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6-08-14 14:05


[멀게만 느껴졌던 스타들이 실제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된다면? 그 짜릿한 상상을 대신 실현하기 위해 기자들이 직접 소개팅을 가장한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브라운관을 통해서는 알 수 없었던 그들의 실물부터 사소한 습관, 그리고 숨어있는 매력 포인트까지 낱낱히 파헤쳐드립니다. '스타'가 아닌 '여자'로 그들을 바라보는 시간, 이번 주인공은 상큼발랄 바이러스를 몰고다니는 KBS2 '천상의 약속' 금봉이, 한가림입니다. (※매력주의)
]
웃는 모습이 예쁜 배우 한가림이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 응했다. 한가림에 카메라 앞에서 미소짓고 있다.
한가림은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천상의 약속'에서 이금봉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최정윤 기자] 금봉이 봉숙이 이제는 배춘자까지. 다소 투박한듯한 이름이지만 그만큼 매력적으로 바꾼 신예가 등장했다. 신인배우 한가림에 대한 이야기다.

한가림은 KBS2 일일극 '천상의 약속'에서 이금봉 역을 맡아 안방극장에 상큼 바이러스를 풍겼다. 극중 이유리(이나연 역)의 양어머니 윤복인(양말숙 역)의 둘째 딸로, 치장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 철없는 인물이다. 또 원수집안의 아들 강봉성(허세광 역)과 거짓으로 똘똘 뭉친 엉뚱한 소개팅을 통해 만나 사랑을 키운다. 하지만 양가 부모님의 적극적인 반대로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어내며 극에 재미를 더했다.

'천상의 약속'은 무려 100부작이라는 긴 호흡의 드라마였다. 방영 당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바람에 2부가 추가로 연장되기도 했다. 102부라는 대장정은 신인으로서 힘들었을지 모르는 여정이지만 많이 배웠고 또 많은 선배들과 친해졌기에 잊을 수 없다고 전한다.

"생갭다 촬영이 타이트 했어요. 촬영 일수가 많아 혼란스럽기도 했고 또 막내다보니 시간 변동도 많이 됐고요. 촬영할 당시엔 너무 길어서 빨리 끝났으면 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서운해요. 벌써 그리워하고 있어요. 6개월 반 정도를 거의 가족처럼 지냈죠. 근데 이상하게 저는 긴 작품만 했던 것 같아요. "


[매력포인트 1]발랄함을 무기삼은 친화력

한가림은 그동안의 촬영이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을 얻을 수 있었기에 좋았다며 눈을 반짝인다. 긴 시간인 만큼 선배 동료들과는 더할 나위 없이 친해졌다. 특히 그는 윤복인을 꼽으며 "선배와는 너무 빨리 친해져서 언니같기도, 때론 엄마 같기도 했다. 여기서 '어떻게 때려보면 재밌을까? 이렇게 때려볼까?' 이런 험한 얘기도 많이 했다"고 전한다. 이런 리얼함은 실제 한가림의 부모님이 '나랑 싸울 때 하던 걸 거기서 실제로 하면 어떡해?'라고 말할 정도다. 한가림은 "엄마 입장에서는 딸이 예쁘고 참했으면 좋겠는데 밉상으로 나와서 그랬나보다"며 웃었다.

극중에서 특히 같은 소속사 식구인 서준영도 큰 힘이 되었다. 극중에서 붙는 신은 별로 없었지만 그는 촬영 내내 활력소였다. "전에 부부 역할을 한 적이 있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두어번 정도 붙는 신이 있었어요.잘챙겨주고 배려가 많은 사람이에요. 요즘 서준영 오빠가 요즘 코코넛 오일로 만능크림을 만드는 것에 취미를 붙였고 직접 만들어서 나누어주더라고요. 매력적인 분이에요."

금봉이라는 철없지만 발랄한 캐릭터를 위해 한가림이 유독 신경 쓴 지점은 그저 '편하게' 하는 것이었다. 실제 눈앞에서 보고 있는 한가림도 금봉이만큼 활발했고 또 누구나 쉽게 친해질 수 있는 포근한 기운이 느껴졌다. 스스로도 "평소 성격도 금봉이랑 비슷해서 편하게 연기했다. '나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가장 신경썼다. 집에서는 원래 첫째이기에 막내란 어떤 느낌일까 생각하다 우리 엄마와 저 같은 그런 친구같은 느낌이 아닐까, 실제 엄마한테 할 때랑 비슷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100퍼센트 만족은 못하지만 후련해요. 사실 처음 시놉시스를 봤을 때 제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모델같고 예쁘고 키도 커야 할것 같고 실제 직업도 옷가게 마네킹이니깐요. 후에 감독님께 여쭤보니 '그냥 네가 잘 할 것 같았어'라고 하시더라고요. 항상 열어두고 생각해주시는 덕분에 해보고 싶은 것들도 다 해보고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감독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설렘포인트2] 자칭 이유리 덕후

커다란 눈망울과 하얀 피부, 인형같은 미모를 지녔기에 어딘지 새침한 구석이 있을듯한 느낌을 풍기는 배우 한가림을 가까이서 보면 언뜻 떠오르는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이유리다. 실제 그들은 '천상의 약속'에서 자매 관계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사실 이유리 언니를 처음 봤을 땐 대선배라 긴장되고 불편하기도 했어요. 제가 먼저 다가가질 못하고 있었는데 언니가 먼저 '너 나 불편하지? 난 안불편해~' 이러면서 웃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천천히 그렇게 편해졌어요. 언니는 정말 그렇게 맑고 좋은 분이시더라고요."

극중 이유리는 1인 2역을 연기했다. 나쁜 쪽 착한 쪽 모두를 쫄깃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에 한가림은 큰 자극을 받았다. "언니가 정말 많이 고민하셨어요. 두 캐릭터를 왔다갔다 하다 보면 헷갈리기도 하고 메이크업 이런 부분도 힘드셨을텐데… 그래도 보는 입장에서는 정말 신기하고 '어떻게 저렇게 확 바뀌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한번은 언니에게 '언니는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잘해요?'라고 물어봤는데, '나는 다 남편이야. 남편이 이 세상에 없어진다고 하면 너무 슬퍼'라고 말씀하셨어요. 언니 말씀으론 '결혼을 하고 나서 더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집중력도 빨라졌다'고 그게 연기 비결이라고 하셨죠. 정말 매력적인 분이에요."


사진=한가림 인스타그램
본격 이유리 덕후임을 자처한 한가림은 해보고 싶은 역할 역시 '왔다! 장보리'에서 이유리가 열연했던 희대의 악녀 연민정이다. "그동안 맡아왔던 캐릭터는 악녀같기도 했지만 착한 구석이 어느정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내달리고 싶어요. 생각없이 못됐으면 정말 한없이 못된 그런 역할이요. 악역은 잘못하면 부자연스럽고 과한 느낌을 줄 수 있는데, 보는 사람을 연기로 납득 시킬 수 있다는 매력이 있잖아요."

친분은 드라마 밖에서도 이어졌다. 한가림은 이유리와 함께 폴 댄스 강습에 푹 빠져있다. 실제 그는 인스타에 이유리와 함께 폴 댄스를 배우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사실 아침에도 함께 하고 왔어요. 이유리, 은봉언니랑 셋이서요. 함께 운동하고 수다떨고, 또 밥먹고 헤어져요. 원래는 매일매일 하기로 했는데 역시 힘들어 세번으로 줄였어요. 정말 요즘 엔 봉 매달리는 재미로 살아요. 특기로 만들려고요."

누가 제일 잘하냐는 질문에는 역시 이유리를 꼽으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역시 이유리 덕후 다운 발언이다. "유리 언니죠. 우리는 하다가 힘들어서 쉬기도 하는데 언니는 끝까지 해내요. 폴댄스 처음엔 되게 힘들었어요 팔도 못움직였는데, 그리고 섹시한줄 알았는데 아직 그런건 없네요."


[설렘포인트] 또 하나의 도전, 전라도 사투리 마스터

한가림은 다음 작품인 KBS2 TV소설 '저 하늘에 태양이' 를 통해 전라도 사투리에 도전한다. 실제 한가림은 부산 출신이라 경상도 사투리에 더욱 익숙하지만 전라도 친구가 녹음해준 전라도 사투리를 끊임없이 들으며 노력 중이다. "이번엔 배춘자라는 캐릭터를 맡았어요. 이상한게 금봉이도 그렇고 봉숙이 등등 그런 정다운 이름의 역할들을 주로 맡아요. 특히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데 마치 노래 부르는 것 같아 재밌더라고요. 경상도 사투리는 룰이 좀 없는데 전라도 사투리는 어느정도 룰이 있어요. 적어도 서울 사람들은 속일 정도로 마스터했어요. 그런데 전라도 친구들은 못속이겠더라고요(웃음)"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정재근 기자 cj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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