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월화극 '닥터스'가 드디어 시청률 20%대를 돌파했다.
'닥터스'는 첫 방송 이후 꾸준히 월화극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왜 시청률 20%대를 넘지 못하느냐'는 때아닌 지적이 나오는 등 전례없는 시청률 논란이 빚어졌다.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고도 이런 알 수 없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닥터스'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드디어 8일 방송 시청률이 21.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기록,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 고지를 넘어섰다.
사실 '닥터스'가 시청률 20%를 넘긴데는 올림픽 중계 특수 효과가 큰 영향을 미쳤다. KBS와 MBC는 이날 각각 '여기는 리우 2016'과 '리우올림픽 2016'을 중계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유난히 성적이 저조한 탓에 국민적인 관심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남자 양궁 세계 랭킹 1위 김우진은 32강에서 탈락했고, 세계 여자 유도 랭킹 2위 김잔디도 16강에서 탈락했다. 남자 유도에서는 세계 랭킹 1위 안창림이 16강에서 패했다. 여자 펜싱 사브르 개인전 김지연 역시 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했으나 16강에 그쳤다. 남자 수영의 박태환도 예선 탈락했다. 구기 종목에서도 부진이 이어졌다. 여자핸드볼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스웨덴에 패해 2패를 기록했고 여자 하키 역시 2연패를 당했다. 탁구에서는 전지희가 여자단식 16강에서 탈락했고 이상수가 남자 단식 32강에서 패했다. 이렇게 믿었던 선수들이 줄줄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대한민국은 9일 현재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메달 순위 7위에 올랐다. 그러나 주종목에서 메달 획득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10위권안에 들 수 있을지 불투명해진 상황. 덕분에 국민들의 관심도가 급하락했다. 실제로 KBS '여기는 리우 2016'은 6.5%, MBC '리우올림픽 2016'은 5.9%의 시청률에 그쳤다. 유일하게 올림픽 중계를 하지 않은 '닥터스'가 그 특수 효과를 누리게 된 것.
하지만 '닥터스' 자체 파워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닥터스'는 현재 종영까지 단 5회만을 남겨놓고 막판 스퍼트를 가하고 있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안아주는 김래원과 박신혜의 지고지순한 러브 스토리는 시청자들에게도 힐링을 선사하며 고정 팬덤을 만들어내고 있다. 드라마의 스토리나 연출 등 모든 것을 떠나 이들 커플을 보는 재미로 채널을 고정한다는 시청자들도 꽤 많을 정도다.
화려한 카메오 군단도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까지 '닥터스'에는 박신혜 할머니로 특별 출연한 김영애를 시작으로 이기우 임지연 한혜진 조달환 남궁민 이상엽 등이 특별 출연했다. 이들은 각자의 사연을 갖고 등장, 주인공들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다른 드라마의 카메오 활용법과는 상당히 다른 방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카메오 남용이라는 비판 여론도 있었지만, 블록버스터급 카메오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만은 인정해야 할 사실이다.
메디컬 드라마이지만 현실성을 갖고간다는 점도 '닥터스'의 장점이다. 보통 메디컬 드라마는 '신의 손'을 가진 정의파와 권력에 물든 세속파의 분쟁을 그리는 경우가 많다. 세속파의 방해 공작에도 정의파가 '신의 손'을 앞세워 어려운 수술들을 성공시키고 병원의 정의와 평화를 되찾는 식의 이야기다. 그러나 '닥터스'에는 그런 비범한 능력자는 없다. 환자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모두 치유하고자 하는 의사들이 고군분투하고 한계에 부딪히고, 또 다시 일어나 각오를 다지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판타지적 요소보다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과 힐링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런 리얼한 설정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닥터스'가 장기를 살려 올림픽 특수 효과 없이도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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