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한국판 '그레이 아나토미'가 될 기세다.
SBS 월화극 '닥터스'가 현실적인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 '닥터스'는 과거 상처를 딛고 의사가 된 두 남녀가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며 성장하고 평생 단 한번뿐인 사랑을 시작하는 휴먼 메디컬 드라마다. 드라마는 일반 휴먼 메디컬 장르와는 달리 현실성과 판타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며 확실한 차별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방송에서도 그랬다. 8일 방송에서는 홍지홍(김래원)과 유혜정(박신혜)의 성장이 그려졌다. 자살을 결심했던 남바람(남궁민)은 유혜정의 설득으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빠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며 자신의 과거사를 공개한 유혜정에 진심에 마음이 흔들린 것. 남바람은 무사히 수술을 마쳤고, 유혜정은 이 가족의 모습에 과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결혼식 당일 교통사고를 당한 커플이 찾아왔다. 다행히 남편(이상엽)은 무사했지만 임신 20주차에 접어든 아내는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다. 홍지홍은 가망이 없다며 수술을 거부했지만 유혜정과 남편은 끝내 홍지홍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내는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이에 홍지홍과 유혜정은 낙담한다. 한계에 부딪힌 의사의 고뇌가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이는 미국 ABC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연상시키기도 했다. '그레이 아나토미'는 미국 시애틀 대형 병원을 무대로 주인공과 동료들의 직업 정신과 성장, 연애사를 다룬 작품. 주인공과 동료들의 달달한 연애사와 함께 리얼한 환자들의 투병기, 그들을 살리기 위한 의사들의 고군분투가 조화를 이루며 시즌 13까지 제작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닥터스' 역시 마찬가지다. '닥터스'에는 분명한 판타지가 있다. 지고지순하고 달달한 김래원과 박신혜의 로맨스, 환자의 병세 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유하는 의사들이라는 설정 등은 현실 세계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극적 판타지다. 하지만 현실적인 전개가 판타지로 쏠릴 수 있는 가벼움을 잘 잡아주고 있다. 극적 흐름을 위해서라면 홍지홍이 신의 손을 발현시켜 아내를 살려내 해피엔딩을 선사하는 편이 적합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인 죽음과 함께 한계에 부딪힌 의사의 고뇌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무게감을 더했다.
화통한 전개에 '닥터스'의 시청률도 다시 상승세를 탔다. 이날 방송된 '닥터스'는 21.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디어 마의 20% 고지를 돌파한 것이다. 동시간대 방송된 KBS2 '여기는 리우2016'은 6.5%, MBC '리우올림픽 2016'은 5.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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