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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년차' 현아의 섹시학개론..'무대 위 3분'

박영웅 기자

기사입력 2016-08-02 09:32 | 최종수정 2016-08-03 07:53


현아 <사진제공=큐브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벌써 10년이다. 15세에 원더걸스 데뷔 멤버로 시작한 현아는 포미닛, 트러블메이커 등 활동을 거쳐 어느덧 10년차 솔로 여가수가 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이슈'라 외치던 소녀는 어느덧 가요계를 대표하는 '섹시 아이콘'이자 '이슈 메이커'라 불린다. 어린 나이에 팀 탈퇴와 해체를 경험했고, 소속사는 최근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심기일전한 현아는 "포미닛 해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며 "내가 어떤 무대에 서든, 포미닛 활동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또 "포미닛 현아도, 포미닛도 없어지는게 아니다"고 했다. 현아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자신이 가장 빛나는 무대 위로 돌아왔다.

현아는 1일 미니 5집 '어썸'을 발표, 타이틀 곡 '어때?'로 컴백했다. 포미닛 해체 이후 처음 발표한 솔로 앨범인데다 섹시 콘셉트를 내세운 여름 공략곡이라는 점에서 대중의 기대는 높았다. 그 결과 전 음원 차트 1위를 섭렵하며 현아 파워를 입증했다.

이번 앨범은 솔로 여가수 현아를 재발견했다는 의미에서 흥미롭다. 이미 독보적인 퍼포머로 인정받은 그이지만, 이번엔 작사 5곡은 물론 직접 프로뮤싱에 적극 참여하는 등 진정한 '홀로서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수위 높은 19금 장면으로 화제가 된 전작 '잘나가서 그래'가 한층 더 센 것을 보여줬다면, '어때?'는 한껏 힘을 빼고 그저 즐길 것을 주문한다. '아이스크림' '버블팝' 등 현아 솔로 초창기 곡들이 건강미를 앞세운 경쾌함이라면, 그 이후의 행보에서 현아는 대놓고 '섹시 아이콘'임을 드러내고 있다.

자신을 대표하는 섹시함에 대해서는 "무대 위 3분을 표현하는 키워드"라 했다. 현아가 말하는 자신이 섹시한 순간은 딱 3분이다. 평소 소탈한 것으로 잘 알려진 현아는 " 무대에서는 딱 3분정도만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평소엔 그냥 25살 여자다. 다만 사람들이 많은 기대를 하다보니, 직접 보면 실망을 많이 하더라. 그냥 여러가지 모습을 가진 것도 장점이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무대 아래 현아의 숨겨진 모습은 이번 앨범에도 살짝 담겼다. 여성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는 평소 조용한 인디음악을 좋아한다는 그를 위해 직접 곡도 건넸다.

현아는 "일상적인 소소한 것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무대의 강렬함보다 평소엔 힘을 빼고 싶다. 일상에서도 그러면 얼마나 피곤하겠나. 그래서 더 편한 음악을 찾는 것 같다"고 음악적 취향도 밝혔다. 세련된 블랙뮤직을 표방한 이번 음반에는 레칫 등 그루비한 장르가 가득 담겼다. 하지만 트렌디한 음악을 앞장세우면서도 변화의 발판을 마련한 건 새로운 시도다. 5곡 작사에 참여해 설득력을 키웠고,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하면서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다양한 매력도 드러낸 것은 강점이다.

현아의 미니5집 '어썸'의 타이틀곡 '어때?'는 '복잡함을 벗어 던지고 지금을 즐기자'는 자유분방한 가사와 강렬한 트랩 사운드가 압도적인 힙합 넘버. 그동안 '빨개요', '잘나가서 그래' 등 현아와 연속 히트곡을 발표한 프로듀서 서재우가 작곡을, 현아 빅싼초가 작사에 참여한 곡이다. '어때? / 업(UP)돼? / 춤추자'라고 반복되는 후렴구와 색소폰 리프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포미닛 해체 후에 첫 앨범이라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요즘 하는 인터뷰에 빼놓을 수 없는 답이다. 리셋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좀 슬프다. 연장선인 것 같다. 지금까지 현아가 있기 전에 있던 모든 것들이 유효한 것이다. 해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 여전히 포미닛 현아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멤버 중 혼자만 큐브와 재계약을 했는데 멤버들과 해체 결정되고 어떤 이야기를 했는가.

"그 이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했다. 결정 내리기 전까지도 계속 7년 동안 같은 꿈을 바라본 이들이기 때문에 서로 각자가 할 수 있는 꿈에 대해서 응원해주자는 선택을 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도 마찬가지고 남은 멤버들도 숙제를 가진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가짐이라는 것보다는 해왔던 것의 연장선이다."

-장현승이 비스트에서 탈퇴했는데 트러블메이커는 어떻게 되는것인가.

"일단 대답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아티스트들의 아이템이나 곡적인 것이 좋은 것이 나왔다고 하면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작곡가 신사동호랭이와도 많은 논의를 거쳤었다.특별한 케이스여서 하게될 지 안하게 될 지 확답을 못 드릴 것 같다. 무대에 욕심이 많아서 트러블메이커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아에겐 패왕색과 걸크러쉬 두 이미지가 있다

"둘 다 갖고 싶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봐주시는 건 감사하다. 그런데 둘 다 결국 한 가지인 것 같다. 자연스럽게 그 에너지를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한다. 걸크러쉬는 저도 사실 여성분들 보는 걸 좋아하기에 어떤건지 잘 안다. 전 언니들을 좋아하고 언니 킬러란 얘기를 많이 듣는다. 저에게 걸크러쉬라고 얘기해주시면 정말 칭찬인 것 같다. 여성분들도 섹시하게 느껴주시면 그것 자체가 걸크러쉬다. 둘 다 무대에서 보여드리고 싶다."

-소속사 홍승성 회장이 큐브에서 물러났는데 어떤 마음인가.

"일단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너무 민감한 부분이라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이야기할 수가 없다. 너무 궁금하고 여러가지들에 대해 생각을 하실테지만, 내가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회장님과 소통을 했었다는 거다. 연습생때부터 10년간의 꿈의 동반자였다. 그래서 그런지 감회가 남달랐다. 휘청거리지 말자는 결심을 하고 마음을 굳건히 먹었다. 그 와중에 앨범 열심히 준비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도와줬고 이번 활동을 열심히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뭔가 정리되는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실망하지 않게 열심히 하는 것이다. 노력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마음이다."

-10년차 가수의 고민이 있다면.

"근래에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까지의 변천사나 성장 과정을 모두다 보여드린 것 같다. 15살때부터 활동했고 10년차의 성장과정을 보여준 것 같다. 특이한 케이스다. 기준점을 높게 잡는 것은 아니다. 매년마다 기준점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데뷔가 목표였다면 그 이후에는 지상파 1위가 목표였고 그 이후에는 꿈도 못꿨었던 솔로 앨범이었고 해외 투어나 콘서트였다. 완벽하게 하려고 달리다보면 나도 지치고 솔직히 나약한 구석도 있어서 겁도 많이 먹게 된다. 기대를 높게 안잡고 해나갈 수 있는 것처럼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다. 꿈이라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에 대해서 뮤지션이 되고싶다고 말하는 것이 내 목표다."

-작사에 참여했다

"포미닛 '미쳐' 활동 이후 작사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많아졌다. 뭔가 느끼고 참여를 하는 것은 몸으로 느끼는게 다르다. 그래서 제 의견을 반영해주시는 것 같다. 트랙을 들었을 때 기분이나 상황에 대해 재미있는 상상들을 하다 보니 여러 상상들로 만들어진 가사들이 있다. 6곡 중 5곡 작사를 했다. 특별하게 의미를 두고 참여하겠다 그런 거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된 작업이었다. "


-앨범 수록곡들을 설명해 달라

"해마다 성장하는 부분이 있다. 지난 앨범 때도 음악 장르나 콘셉트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제 상상력에서 온 것들이 많다. 이번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

1번 트랙에서 제가 지향하는 사랑에 대해 써볼 수 있어서 좋았고, 6번 트랙 '울프'는 제가 동물을 좋아하다 보니까 나온 소재다. 남자에게 '늑대'란 말을 많이 쓰는데 그게 잘못됐다. 늑대는 한 암컷만 바라보다가 생을 마감한다고 하더라. 노래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번 트랙 '두 잇(Do It!)'은 2년 전에 '버블팝' 같은 노래 다시 안 하냐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청량하고 시원한 곡을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하고 싶었다. 5번 트랙 '꼬리쳐'는 노래 제목에 맞게 위트 있는 가사다. 이렇게 꼬리치고 싶었다.(웃음)

타이틀곡 '어때?'는 곡이 너무 안 나온다가 마지막에 나온 곡이다. 작업을 하면서 너무 많은 얘기를 듣게 되니가 안 좋더라. 욕심을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사랑을 받았고 행복한 관심을 받고 있는데, 똑같은 걸 한다면 날 좋아하는 분들과 내가 좋아하는 걸 공유할 수 없겠다 싶었다. 더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더라. 그렇게 나온 곡이다. "

-선우정아와의 콜라보가 신선하다

"몇 년 전 매니저를 통해 만날 기회가 있었고, 여가 생활 시간도 같이 쓰는 사이가 됐다. 조언도 구하고 하다 보니 '이런 트랙들이 있다. 들어봐라' 해서 들어봤다. '나팔꽃'은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은 트랙이었다. 너무 하고싶다고 했고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평소 좋아하는 음악은 어떤 음악인가

"수록곡 '나팔꽃' 처럼 조용한 곡을 더 많이 듣는다. 인디 뮤지션 음악을 좋아한다. 많은 분들이 안 믿으시더라.(웃음) 난 일상적인 소소한 것들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무대의 강렬함보다 평소엔 힘을 빼고 싶다. 일상에서도 그러면 얼마나 피곤하겠나. 그래서 더 편한 음악을 찾는 것 같다. "

-자신의 음악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

"더 섹시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게 아니라 포괄적으로 생각한다. 음악 장르도 힙합만 계속 하면 신선하지 못하다. 그런 고민들을 매년 했는데 이번엔 생각들이 독이 돼서 11곡 이상을 버리게 됐다. '어때?'란 곡을 작업할 땐 생각들을 다 내려놓게 되더라. 욕심을 내기보다 난 이미 너무 행복하 사람이니까 날 믿고 다가와주는 분들에게 기분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자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고민하는 시간보다 스케줄을 타이트하게 짜서 맞춤형 생활을 하자는 것이 제가 내린 결론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저를 보다가 계속 바쁘게 움직이는 자발적인 사람이면 좋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

-어떤 성과를 거뒀으면 좋겠나

"대중성을 아예 배제하는 것도 아니고,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하는 위치에 있다. 여러 고민을 한 결과 내가 가장 나답고 기쁘게 보여드려야 보시는 분들도 그 시너지를 받으실 거라고 생각했다. 공중파 1위를 해야 성공이라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그걸 다 내려놨다. 주변에선 속상해 하시더라. 그 분들은 결과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쓰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1위도 중요하긴 하겠구나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것밖엔 없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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