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밀려드는 촬영 스케줄, 쏟아지는 행사로 눈코 뜰 새 없는 스타를 위해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현장 분위기 속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포츠조선의 '출장토크'. 이번 주인공은 '대륙의 백설공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추자현입니다.
|
|
"중국에서 캐스팅이 되고 편성이 확정되기 전까지 6개월 동안 일이 없었어요. 너무 힘들었죠. 그런데 신기한 게 드라마를 찍는 내내 느낌이 너무 오는 거에요. (서)우식 오빠(서우식 대표, '태양의 후예' 제작자)한테 전화해서 '내 인생에 심상치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아'라고 했어요. 현장에서 연기를 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연기가 막 나오는 거예요. 날씨, 스태프,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이 모두 순조로웠어요. 결과물도 너무 좋았고요. '이거 뭐지? 뭐지?' 하면서 촬영했어요."
"그때만 해도 한국 배우들에게 대만 드라마가 생소했을 때였어요. 그래서 캐스팅이 진행되지 않았죠. 그런데 저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메리트도 있었죠. '카이스트'로 추자현이란 이름은 알렸는데 반면 그 이미지가 각인돼서 너무 힘들었거든요. 어떤 작가님도 '자현아, 제발 연기할 때 남자친구한테 하듯이 해'라고 하셨을 정도로 너무 셌어요. 존재감은 있지만 여배우로서 멜로나 이런 쪽으로는 연결이 안되는 거죠. 그런데 대만에 가니까 완전 정통 멜로드라마인 거예요. 지금 돌이켜보면 캐릭터가 아니라 제 자신이 너무 유하지 못했던 거였지만 당시엔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싶었던 실수를 완전 백지화 시킬 수 있는 기회같았어요. 그 메리트가 가장 컸죠."
|
"사실 두가지 역할 모두 오디션을 봤어요. 섹시하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와 청순한 캐릭터를 모두 준비해가긴 했는데, 청순 쪽에 힘을 실어서 오디션을 봤죠. 한국에서 했던 연기와는 다른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어요." 특유의 성실한 자세에 상대역 두순 역시 "한자 대본을 알아볼 정도로 눈치가 빠르고 총명하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미모도 한몫 했다. 추자현은 잡티하나 없이 흰 피부, 크고 둥근 눈망울, 오똑한 콧날, 갸름한 얼굴형 등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미인의 조건을 추자현은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며 중국인들은 비주얼 쇼크를 느꼈고 '백설공주'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너무 좋았죠. 일단 '공주'잖아요. 한국에서는 감독님들이 '보호본능을 일으키지 않는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의기소침했는데 중국에서는 너무 예쁘다고 해주고 남자 배우와 멜로도 있고 이러니까 좋을 수밖에요."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그때. 추자현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중국에서 활동을 막 시작하려던 차 영화 '사생결단'에 캐스팅된 것이다. 당시 '사생결단' 입장에서 추자현은 보석같은 배우였다. 그 정도의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내공과 신선한 느낌을 동시에 가진 여배우는 추자현밖에 없었던 것이다. 추자현은 이 영화로 대한민국영화대상 신인여우상과 여우조연상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다.
"당시에 중국에서 전속계약 제안은 많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그땐 '내 나라에서 인정 받아야 중국에서도 된다'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돌아와서 영화를 했는데 또 벽에 부딪혔죠. 사실 여배우가 타이틀 롤을 맡는 영화도 별로 없었고 또 센 역할만 들어오더라고요.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그때 '회가적유혹'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고 (서)우식 오빠가 '중국 가라'고 조언해줬어요."
|
그렇게 추자현은 중국 내 넘버원 한류스타가 됐다. 지난해 tvN '택시'에 출연했을 당시 함께 나온 배우 홍수아가 "나는 추자현에 비하면 아기다. 추자현은 회당 1억의 출연료를 받는 톱스타"라고 공개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어떤 요행이나 운에 기댄 것도, 중국이란 시장이 만만해서 정상에 오른 게 아니다.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지금 달콤한 열매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제가 그 위치는 아니었으니까 '추자현이 저 정도인데 우리라고 못해'하고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죠.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지금 제가 중국에서 받고 있는 모든 것들은 제가 고생해서 얻어낸 결과에요. 저는 아직도 욕심은 많아요. 더 좋은 작품 하고 싶고, 하고 싶은 얘기도 많아요. 만족하려고 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사람은 절대 혼자 성공할 수 없어요. 제작진 언론 팬들 모두가 같이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되는 거예요. 그래서 항상 겸손하려고 해요. 인생의 모토는 의리와 겸손입니다."
winter@sportschosun.com, silk781220@, ran613@,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