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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틋' 첫방②] 김우빈표 시한부男, '미사' 소지섭과 어떻게 다른가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7-07 10:06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김우빈은 소지섭을 넘을 수 있을까.

KBS2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가 첫 선을 보였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졌던 두 남녀가 안하무인 슈퍼갑 톱스타와 비굴하고 속물적인 절대 을(乙) 다큐PD로 다시 만나 그려가는 까칠하고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베일을 벗은 '함부로 애틋하게'는 이경희 작가의 전작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자신을 버린 부모글 향한 호주 입양아의 복수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각종 애증을 그린 드라마다. 줄거리 자체는 완벽하게 다르지만 분위기와 톤은 상당히 흡사했다. 특히 남자주인공 캐릭터가 상당히 비슷한 점이 많았다. 우선 두 캐릭터 모두 시한부 삶을 산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소지섭이 연기한 차무혁은 자신을 버린 전 여자친구를 보호하다 뒤통수에 총을 맞고 1년 남짓한 시간밖에 살수 없다는 판정을 받는다. '함부로 애틋하게'의 신준영 역시 1년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시한부 판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도 같다. 차무혁이 시한부 판정을 받고 자신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꿈꿨다면 신준영은 어린 시절 악연으로 헤어졌던 노을(배수지)을 찾기로 한다. 두 캐릭터 모두 어머니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갖고 있기도 하다. 차무혁은 자신을 버려놓고 또 다른 아들을 살뜰히 챙기는 어머니에 대한 애증을 갖고 있고 신준영은 자신이 연예인이 되는 것을 반대했던 친모에게 사랑받고 싶은 갈망을 품고 있다.

캐릭터 색깔도 비슷하다. 차무혁과 신준영 모두 까칠하고 터프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런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드라이브신이었다. 차무혁이 송은채(임수정)를 차에 태우고 거칠게 운전하며 "밥 먹을래, 나랑 뽀뽀할래. 밥 먹을래 나랑 잘래! 밥 먹을래 나랑 살래!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라고 외쳤던 장면은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하이라이트와 같은 신이다. '함부로 애틋하게'에서도 비슷한 장면은 펼쳐졌다. 다큐 출연을 강요하는 노을을 태우고 질주본능을 불태우던 신준영이 자신이 찾던 그 여자가 노을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 돌아와 "너나 몰라?"라고 외치는 신이었다. 이 장면은 60분 동안 이어졌던 식상함과 지루함을 한 번에 날려버리며 '함부로 애틋하게'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아직 단 한회밖에 방송되지 않았음에도 차무혁과 신준영 캐릭터에는 상당한 유사점이 발견된다. 방송 이후 네티즌들이 "'함부로 애틋하게'가 '미안하다 사랑한다' 속편같다"는 의견을 내놓는 결정적 이유다. 똑같은 작가가 만든 똑같은 장르물인 만큼 캐릭터상 유사점이 발견되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김우빈에게 소지섭이 넘어야 할 산이 됐다는 것도 분명한 일이다.

그렇다면 김우빈은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내놓을 수 있을까. 두 사람의 연기톤에 미세한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소지섭이 우수에 가득찬 연기에 강점을 보였다면 김우빈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반항아 연기에 일가견이 있다. 이런 점을 잘 어필한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다. 다만 '함부로 애틋하게' 자체가 100% 사전제작 드라마라는 점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사전제작 드라마는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배우나 제작진 모두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실시간 피드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낙장불입'이라는 애기다. 김우빈의 영리한 연기가 다시 한번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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