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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도대체 저 터프가이는 누구야?" 지난 5월 프랑스 칸을 방문한 씨네필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는 질문이었다. 동양의 작은 열차에 들이닥친 좀비 떼들, 이를 막기 위해 나선 무적의 터프가이에 다들 놀란 눈치다. 매 작품 일당백 소화한 배우 마동석(45). 우리에겐 익숙한 '미친 존재감'이지만 그들에겐 꽤 신선하게 다가온 '동양의 터프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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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마동석은 OCN 새 금토드라마 '38사기동대'(한정훈 극본, 한동화 연출) 촬영으로 칸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대신 공유, 정유미, 김수안을 통해 칸영화제의 후기를 들었다고. 마치 칸영화제에 있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반응을 전달받으며 아쉬움을 달랬다는 마동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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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은 시나리오 받았을 때 딱 '스타워즈' 시리즈가 생각났어요. 특히 제가 맡은 상화는 루크 스카이워커(마크 해밀) 옆 한 솔로(해리슨 포드) 같았거든요. 하하. 유머러스하면서 파워풀한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상화가 딱 그런 느낌이었어요. 해외 관객도 이런 유머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도 미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한국이나 미국이나 공통적으로 느끼는 정서들이 있거든요. 임신한 아내에 대한 사랑과 이런 아내를 목숨 걸고 지키는 것들. '부산행'은 그런 지점을 정확히 저격한 것 같아요. 좁은 열차에서 좀비들과 액션 연기를 펼치면서 여기저기 부딪혀 많이 다쳤는데 완성된 작품을 보면 뿌듯할 것 같아요. '부산행' 또한 저의 또 다른 인생작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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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이후 해외 관객에게 제대로 얼굴도장을 찍은 마동석. 완벽한 영어 구사는 물론 탄탄한 연기력까지 받쳐주니 해외 진출도 문제없다. 실제로 마동석은 오래전부터 할리우드 진출을 준비해왔던 상황, 여기에 칸영화제의 후광까지 받쳐주니 그야말로 할리우드행 KTX를 탄 셈이다. 국보급 '신스틸러'인 마동석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통해 만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할리우드의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마동석을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이번 기회를 통해 할리우드 쪽에도 얼굴을 알린 것 같아요. 그런데 꽤 오래전부터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계획은 있었어요. 칸영화제가 있기 전 할리우드가 먼저였죠. 아니다! 그 전에 하정우가 있었네요. 하하. 많은 분이 하정우와 저의 인연이 9년 전인 MBC 드라마 '히트'(07)로 시작된 줄 아시는데 사실 그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에요. 하정우도 저도 둘 다 신인일 때 할리우드 영화 오디션을 본 적이 있거든요. 당시 그 영화엔 2명의 한국인 캐릭터가 있었거든요. 한 명은 검사, 한 명은 갱스터였는데 하정우는 검사 역으로, 저는 갱스터 역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오디션 장소에서 하정우를 보고 서로 응원하며 친해졌고 끝나고 함께 밥 먹으면서 서로 '네가 하정우?' '네가 마동석?'이라며 마음을 나눴죠. 오디션 결과도 좋았어요. 그런데 그 영화가 결국 무산됐죠(웃음). 그 뒤로 서로 잊고 살았는데 우연히 '히트' 촬영장에서 다시 만났죠. 따지고 보면 칸영화제 진출보다 하정우와 할리우드 진출이 먼저가 될 뻔했죠. 그게 벌써 10년 전 이야기네요. 그때 못간 할리우드 칸영화제로 위로 삼아야죠. 하하."
sypova@sportschosun.com·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영화 '부산행'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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