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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정대리·노사원 없는 '무한상사', 그래도 기대하는 이유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05-07 16:09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늘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던 '무한상사'가 돌아온다.

7일 오후 방송되는 MBC '무한도전'에서는 '2016 무한상사' 콩트로 꾸며져, 회사에 첫 출근한 황 신입의 모습과 팀원들 간의 대립이 펼쳐질 예정이다.

무한상사는 무한도전 창립 6주년을 맞이해 '(주)무한상사 봄 야유회' 특집으로 2011년 5월 21일 첫 방송됐다. 코너 속에서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부장, 차장, 사원, 인턴으로 분해 실제 회사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내며 직장인의 애환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나이 어린 유부장 밑에서 못마땅한 박차장 박명수, 동갑인 노홍철과 비교 당하는 하하, 불만을 숨기고 있다가 술에 취해 진상을 부리는 정형돈, 정사원이 되려 애쓰는 늦깎이 인턴 길의 캐릭터는 평소 '무한도전'에서 드러난 멤버들의 고민을 그대로 풀어내 웃음을 안겼다.

'유부장님의 기분이 곧 야유회 분위기'라는 모토 아래, 무한상사 사원들은 '유부장'의 손짓 하나에 바닥을 구르며 폭소하는 등 직장 상사에게 아부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연기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이후 2011년 10월8일 하나마나 시즌3 세번째 이야기에서는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무한상사 오피스'가 그려졌다. 야유회로 공감을 줬던 무한상사 직원들은 일상으로 또 한 번 생생한 사무실 콩트로 눈길을 모았다.

유재석은 뛰어난 업무능력으로 초고속 승진신화의 주인공이 된 유부장으로, 2인자 박명수가 오피스 특집에서도 '나이 어린 부장'을 모셔야 하는 직장인으로, 만년 과장 '구박덩어리' 정준하, 대기업 출신 대리 정형돈, 엘리트 사원 노홍철과 그냥 사원 하하, 3년째 인턴인 길 인턴까지 전편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살려 출근 전쟁에서부터 시작해서 업무 사이에 벌어지는 온갖 상황을 코믹하게 풀어냈다.


'무한상사' 2탄의 압권은 단연 '그랬구나' 게임. '무한도전' 멤버들은 손을 잡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그동안 말 못했던 진심을 고백하고, 상대방 또한 "그랬구나"라고 답하며 자신의 잘못된 점을 고치겠다고 다짐했다. 훈훈한 의도로 시작됐던 게임은 폭로전으로 변했고,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면서도 화를 내지 못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폭소를 유발했다.


2012년 1월에는 신년맞이 특집으로 꾸며졌다. 편안한 회식 분위기를 위해 진행된 야자타임 시간에는 직장상사도 못 알아볼 만큼 만취한 박명수 차장의 하극상 상황이 벌어져 웃음을 자아냈다. 새해 첫 날, 유재석 부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새해 선물을 들고 유부장의 집을 방문하는 사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2012년 9월에는 무한상사 지드래곤이 회장 아들의 정체를 숨긴 인턴사원으로 출연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정형돈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텃새를 부리는 진상 선배로 열연, 지드래곤과 코믹 콤비로 활약했다. 지드래곤의 정체가 드러난 말미에, 그가 "이 회사에 길 인턴 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없다"라며 사원증을 건네는 장면은 뭉클한 감동을 전했다.

2013년에는 8주년 특집으로 뮤지컬 장르를 접목해 눈길을 모았다. 만년 과장인 정과장이 등떠밀려 명예퇴직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정과장이 절망에 빠져 있다가 계란 프라이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다는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졌다. 이는 결국 꿈이었다는 반전으로 웃음도 놓치지 않았다.


유령회사로 시작한 무한상사는 회를 거듭하면서 중견 기업으로 점차 커가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 만큼 다뤄지는 이야기도 다양해졌다. 팀원들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던 초기를 지나, 하나의 드라마로서 이야기를 확장해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도 했다. 게스트와 뮤지컬을 활용해 변주 가능성도 보여줬다.

'무한상사'의 재미 포인트는 사실 캐릭터에 있다. 무한도전 속 멤버들의 실제 모습을 사무실로 옮겨 온 듯한 캐릭터와 아웅다웅하는 이들의 관계가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다. 이 때문에 아부쟁이 노사원 노홍철, 진상 선배 정대리 정형돈, 3년만에 인터네서 정사원이 된 길 등의 부재는 '무한상사'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를 자아낸다.


하지만 '무한상사'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 같은 현실의 상황을 콩트 속에 절묘하게 녹여 넣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빈 자리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광희의 고민, 제작진의 고뇌 등 현재 상황을 진정성 있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퍼펙트센스 두 번째 이야기'에서 화려한 입담으로 방송 내내 분위기를 이끌었던 양세형이 '무한상사'에 게스트로 출격해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 줄 전망이다. 양세형은 앞서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던 만큼, 이미 '무한도전'과 시너지를 인증한 상황. 또 '무한상사' 속 익숙한 멤버들 사이에서 양세형은 시청자가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캐릭터로, 돌발 웃음의 핵심축 역할을 기대케 한다.

특히 '유령', '싸인', '시그널' 등 스릴러, 수사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와 기발한 연출로 장르를 넘나드는 장항준 감독 부부가 '무한도전'과의 콜라보, 또 한 번 공감 200%의 현실감 넘치는 전개로 '레전드'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못 본 사이 '무한상사'의 인사 개편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만큼 더 궁금한 직원들의 속사정에 귀가 기울여진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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