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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노희경 컴백작, '시니어벤져스'가 움직이는 이유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6-05-02 14:36



[스포츠조선 배선영기자]언어의 연금술사 노희경 작가가 돌아온다.

케이블채널 tvN은 '디어 마이 프렌즈' 첫 방송을 오는 13일 앞두고 있다. 이 드라마는 캐스팅 단계부터 부지런히 화제를 모아온 작품. 배우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신구, 주현, 김영옥, 신성우, 성동일, 장현성을 비롯해 조인성, 이광수, 고현정 등이 출연한다. 어벤져스급 명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연배우들의 평균연령이 70세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점에서도 인상적이다. 이들을 두고 '시니어벤져스'(시니어+어벤져스)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배우들의 이 같은 조합은 노희경 작가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는 평이 나온다. 두 가지 측면에서다.

아무래도 대다수의 드라마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기에 평균연령 70세를 넘어서는 배우들이 메인 배우로 캐스팅 된 작품은 그간 만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의 소재, 도시황혼들의 인생은 그간 단막극에서나 다룰 법한 소재였다. 반면, 노 작가는 무려 16부의 이야기로 끌고 갈 예정이다.

비슷한 소재들의 드라마가 판치는 오늘날 '디어 마이 프렌즈'는 신선하게 다가오는 한편, 굉장히 용감한 작품이기도 하다. 잘 팔리는 소재 보다 사람 냄새 나는 인생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그 속에서 이야깃거리를 건져내는 노희경 작가이기에 가능한 소재였다. 배우들은 '디어 마이 프렌즈' 대본 리딩 현장에서 오랜만에 한 작품에서 만나게 된 동료들을 반가워하며 이런 작품을 탄생시킨 노 작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면에서 이렇게나 굵직한 배우들이 한 작품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작가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배우들 대다수는 노 작가와 이미 호흡을 한 적이 있으며, 그 때마다 매번 주인공을 위한 장치적 인물보다 그 자체가 숨을 쉬는 캐릭터로 그려져왔다. 노 작가의 '디어 마이 프렌즈'에 배우들 역시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작가에 대한 기대감은 시청자들에게도 예외 없다. 국민온라인 리서치 데이터스프링코리아의 패널나우가 지난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회원 1만5134명을 대상으로 방송 예정인 드라마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디어 마이 프렌즈'가 약 20.9%로 가장 기대되는 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노 작가는 마니아 층이 두터운 작가이기도 하다. '내가 사는 이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굿바이 솔로', '그들이 사는 세상',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그리고 최근작 '괜찮아, 사랑이야' 까지, 그간 인간사의 여러 삶과 그 안에 내밀한 상처들을 다룬 노 작가다. 애써 포장하지도 않고 너무 투명하지도 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다 치유하고 때로는 어긋나고 다시 성장하게 되는 인물들이 그간의 작품 안에서 살아서 숨쉬었다. 노희경 작가의 전작을 미루어 보았을 때, '디어 마이 프렌즈' 역시 꼰대와 청춘이 부딪히는 과정에서의 불협화음들이 현실적이면서도 감각적으로 그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노 작가 특유의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통찰력과 깊은 감정들이 또 한 번 보는 이의 가슴을 담담히 적실 것이다.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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