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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이승미 기자] ☞ 나영석PD [출장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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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홍이는 언제 한번 기회가 된다면 찬찬히 더 들여다보고 싶은 친구에요. 중요할 때 꼭 한 번 더 같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삼시세끼'는 음식의 중요성이 굉장히 큰 프로그램인데, 이 친구는 정말 음식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잘 어울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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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원이 형이 빵을 만들었을 때(②)는 황당하긴 했지만 굉장히 기뻤고, '꽃누나'에서 승기가 짐꾼이 아니라 짐으로 전락했을 때(③)도 기뻤어요. 웃기니까요. 방송 재밌겠다 싶었죠. 호동이 형이 중국 사람에게 중국어 할 줄 아냐고 물었을 때(⑤)도 엄청 웃었죠. 그런데, '꽃할배'에서 일섭 쌤이 반찬통을 걷어 차셨을 때는 정말 어찌할 바를 몰랐어요. 저의 아버지 연배인 선생님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죄송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죄송한 상황이었달까요. 보통 그럴 때마다 제가 서진이 형을 찾는데, 꼭 그럴 때마다 귀신 같이 없어진다니까요, 그 형은. '꽃청춘'에서 경표가 펑펑 울었을 때도 어찌나 당황했는지 몰라요. 멤버들 몰래 준비하던 프로젝트라서 저도 그때 그 친구들을 처음 본거 였는 데, 처음 본 친구가 눈물을 펑펑 흘리니 얼마나 당황스러웠겠어요. 이게 너무 즐거워서 우는 것만은 아닌 것 같은 거예요. 그 짧은 순간 '혹시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 있나', '이걸 편집해야 하나' 머리 속이 복잡해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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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 일상 탈출을 한다면, 그 나라 음식을 먹듯이 그 나라 옷도 입어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꽃청춘' 멤버들의 트렁크를 뺏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대부분 사람들이 여행지에서 그냥 자기옷 가져가서 입다가 오잖아요. 혹시 옷을 사려고 할 때도 '이거 한국에 가서도 입을 수 있나'를 먼저 생각해요. 현지 옷은 그 나라에서 입어보는 게 맞는 거잖아요. 페루에서 상이 형이 판초를 딱 입는 데 너무 멋졌어요. 이 형, 실제로 보면 굉장히 잘생기고 옷도 잘 입고 스타일이 멋지거든요. 그런 형이 판초를 딱 입으니까, 진짜 예술가 같더라구요. 1번에 민소매 티, 저 같으면 감히 입을 시도조차 못하는데 경표는 덥석덥석 잘 입더라구요. 내가 도저히 할 수 없는 걸 시도하는 게 정말 멋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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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학교 때 연극부였어요. 그런데 연극부를 하고 제가 연기에 소질이 전혀 없다는 걸 깨달았죠. 뒤도 안돌아보고 연출을 하게 됐어요. 그랬던 제가 연기에 자신이라뇨.(웃음) 신원호 PD의 부탁으로 출연하게 됐는데, 연기할 때도 부끄러웠고, 결과물을 보고도 부끄러웠고, 지금도 부끄러워요."
이어 나PD는 6번 '나는 사실 댓글을 엄청 챙겨 본다'는 질문을 보고 "저 엄청 봐요. 다 봐요"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은 저 좋자고 만드는 게 아니라 시청자가 즐거우라고 만드는 거잖아요. 당연히 시청자 반응을 챙겨보고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하는지, 또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를 꼼꼼해 체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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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었다기 보다는, 내가 만들었지만 참 좋은 프로그램을 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꽃보다' 프로젝트가 반복되면서 자기 복제를 하고 있는 것 같아 고민중이긴 한 데, '꽃할배'가 '꽃보다' 시리즈의 첫 시작으로 의미가 있었죠. 그리고 할배들을 모시고 여행을 하면서 정말 많이 울고 웃었어요."
9번 문제, 나PD는 '나영석 예능에 없어선 안될 3가지 요소'라는 질문을 입고 아주 잠깐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이내 "이 세 가지를 가지고 조물닥 거리면서 작업하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다네요"라며 '음식' '여행' '사람'이라고 적었습니다.
"'1박2일' 때부터 쭉 안고 오고 있는 게 바로 음식, 여행, 사람이죠. '꽃보다' 시리즈나 '삼시세끼' '신서유기'도 '1박2일'을 변형하거나 확장한 거예요. 앞으로도 이 세 가지 요소를 쭉 고집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에요. 식상하다는 시청자의 의견도 체감하고 있고요. 다른 소재를 찾아봐야 하나, 아니면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걸 계속 해야 하나 고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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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인이라는 칭호, 아무에게나 붙일 수 없는 것 같아요. 예능을 한다고 모두 예능인이라고 부를 수 는 없는 것 같아요. 연기자와 가수는 예능을 하다가 잘 안되면 본업으로 돌아가면 되잖아요. 하지만 예능인은 그럴 수 없죠. 예능인은 사람을 웃기는 게 직업이고 그 보람으로 평생을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제가 만나본 최고의 예능인은 호동이 형이에요. 지금 그를 향한 평가가 다양하지만, 형은 그런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예능이라는 본인의 업에 대해 가장 깊게 고민하고 생각해요. 예능에 대한 책임감도 대단하죠. 정말로, 정말 멋있는 형이에요"
ran613@sportschosun.com,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