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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화려한 유혹', 체감 시청률은 +2%였다.
최강희, 주상욱, 차예련, 정진영의 조합도 완벽했다. 동안 외모와 특유의 발랄함으로 '로코의 여왕' 자리를 지켜왔던 최강희의 변신은 특히 주목할만 했다. 최강희는 파란만장한 삶의 주인공 신은수로 분해 첫 회부터 만삭의 임산부와 죄수, 호텔 메이드를 오가며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기가 막힌 인생에도 불구, 딸아이 앞에서는 미소를 잃지 모성애 연기까지 해내며 50부작 대장정을 이끄는 여주인공의 면모를 인증했다.
주상욱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 최강희를 향한 15년에 걸친 순애보를 동시에 소화해 내며 한층 넓어진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차예련은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일주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정진영은 '할배 파탈'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배우로서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나영희, 김창완 등 중견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극에 무게를 더했다.
'육룡이 나르샤'는 '뿌리깊은 나무'의 김영현-박상연 작가와 신경수 PD가 의기투합 하고, 김명민-유아인-신세경-변요한-윤균상-천호진의 화려한 라인업으로 '사극 어벤져스'라 불리며 뜨거운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기 때문. 제작진과 출연진의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이 드라마는 실제로 그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첫 방송에서 12.3%로 화끈한 출발을 알린데 이어, 줄곧 동시간대 1위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화려한 유혹'은 대작 '육룡이 나르샤'와 맞대결 앞에 결코 밀리지 않았다. 사랑과 야망, 복수가 조화된 스토리는 인물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곧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육룡이 나르샤'와 차별화된 매력으로 시청자층을 공략, 조용하지만 강하게 2인자의 자리를 지켜왔다.
'화려한 유혹'은 비록 '육룡이 나르샤'를 넘어서진 못했으나, 그렇다고 크게 뒤쳐지지도 않은 걸음으로 바짝 뒤쫓으며 저력을 보여줬다. 덕분에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될 줄 알았던 대결은 흥미로운 양상을 띄었고, 월화극 경쟁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극 초반에 적게는 2%에서 많게는 5%까지 '육룡이 나르샤' 차이가 나던 '화려한 유혹'은 7회째 1.4%P('육룡'12.5%, '화유'11.1%)로 격차를 좁히며 긴장감을 안기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꾸준하게 '육룡'을 쫓던 '화유'는 31회 자체최고 시청률인 13.8%를 기록, 14.6%를 나타낸 '육룡'과 시청률 격차를 불과 0.8%P로 좁히기도 했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화려한 유혹' 김상협PD는 드라마 방송 전, '육룡이 나르샤'와 동시간대 경쟁을 벌이게 된 데 대해 "방송사들이 모두 두려워하는 경쟁작이지만, 소재적으로 시청층 면에서 차이가 있어서 같이 윈윈하는 드라마가 됐으면"이라고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경쟁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데 성공하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준 '화려한 유혹'은 그 바람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한편, 22일 연속 방송된 '화려한 유혹' 49회는 12.4%, 50회는 13.1%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ran613@sportschosun.com, 사진제공=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