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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배트맨 대 슈퍼맨', '어벤져스'와는 어떻게 다를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6-03-23 08:20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잭 스나이더 / 주연 벤 애플렉, 헨리 카빌 / 배급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개봉 2016년 3월 24일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저스티스)에 대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그래서 '어벤져스'보다 재밌어?"일 것이다. 하지만 '저스티스'는 '어벤져스'와는 장르 자체가 다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는 말 그대로 절대오락물이다. 마음껏 즐기고 신나하면서 극장을 나설 때 '와 재밌다'라고 외칠 수 있는 영화가 마블의 슈퍼히어로물이다. 하지만 '저스티스'를 본 이들은 처음부터 무거운 분위기에 놀라고 '배트맨' 브루스 웨인(벤 애플렉)과 '슈퍼맨' 클라크 켄트(헨리 카빌)의 고민에 놀라고 극장을 나서면서 '도대체 그 장면은 무슨 의미일까'라는 생각이 많아질 것 같다.

그만큼 '저스티스'는 묵직하다. 이 영화는 눈이 휘둥그레지는 CG로 만든 타이틀도 과감히 포기했다. 조용히 단순한 글씨체로 쓰여진 타이틀이 등장한다. 그리고 스나이더 감독은 처음부터 웨인의 트라우마에 대해 설명한다. 그것을 통해 그가 왜 슈퍼맨을 인류의 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관객에게 알려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또 '맨 오브 스틸'에 이미 등장했던 장면들을 웨인의 시각에서 다시 보여주기도 한다. 당시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싸움이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에게 아픔을 줬는지를 알려주기 위해서다.


이같은 시각은 관객들에게 꽤 신선하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늘 때려부수고 사람이 죽어도, 정의의 편이 이기는 마지막 장면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승리를 즐기는 화면만 보아온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감독이 이야기의 설득력을 얻는 부분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 이 영화는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다룬 영화임과 동시에 DC의 슈퍼히어로들이 왜 뭉쳐야하는 지 이유를 설명하는 '저스티스리그 파트0'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은 어릴 적 '남자들의 로망'과 다름 아니다. 이미 예고됐지만 원더우먼(갤 가돗)이 등장하는 장면은 꽤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배트맨 슈퍼맨 그리고 원더우먼이 함께 싸우는 클라이맥스신 역시 쏠쏠한 재미를 준다. 아쿠아맨 플래시 사이보그 등 내년 개봉 예정인 '저스티스리그 파트1'에 등장할 슈퍼히어로들의 깜짝 출연도 흥미진진하다. 게다가 충격적 결말도, 이어지는 복선도 슈퍼히어로 팬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기는 충분하다.

애플렉의 배트맨 연기는 고민이 많은 웨인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아직 기약은 없지만 애플렉의 '배트맨' 단독영화가 기대될 정도다. 카빌의 슈퍼맨은 앞으로 우유부단한 모습과 강철 같은 모습 중 한가지를 선택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의 일관성에 조금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 가돗의 원더우먼은 매력적이면서 꽤 단단해 보여 내년에 나올 '원더우먼' 영화를 관심 갖고 지켜볼만 하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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