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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이런 할아버지, 할머니 어디 없나요?"
무엇보다 이순재와 강부자는 80대 노인이 가질 법한 혜안과 80대 노인답지 않은 생동감을 동시에 선보이며 '100세 시대, 충만한 노년의 인생관'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때로는 주어진 삶에 만족하는 '행복 에너지'로, 또 어떤 때는 철부지 자식들을 끌어안는 '포용 에너지'로, 노년을 꾸려가고 있는 이순재와 강부자의 푸근한 '인생철학'을 살펴본다.
"나는 행복한 사람" 현재에 만족하는 삶!
또한 이순재는 스스로 성공한 인생이라는 자부심으로 작은 일에도 만족하며 "이래서 나는 행복한 사람여"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가고 있는 터. 아내 강부자 역시 그런 이순재의 모습에 동조하며 "까무러치게 행복해유"라고 답해 부촘수의 행복론을 전하고 있다. 특히 이순재는 병원개업 후 수입이 시원치 않다는 셋째아들 홍요섭의 말에 "놀며 쉬며 오는 환자 받어주구 가는 환자 붙잡지 말구 그렇게 하믄 되는겨. 누가 너더러 돈 벌어 오랴? 밥만 먹으면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그라는겨"라고 행복의 주문을 전했다. 곁에 앉은 강부자 역시 "그저 몸만 건강하면 되야"라고 남편을 거들었던 것. 이런 이순재와 강부자의 '행복론'이 욕심에 치우쳐 조금 더 갖기를, 조금만 더 행복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현재에 만족하는 삶'의 소중한 의미를 깨우쳐주고 있다.
"내 울타리 안에 고스란히 내 자식덜" 자식사랑에 욕심은 금물!
이순재의 자식 사랑은 '욕심 없이 지켜보기'에서 출발한다. 일식집 사장인 둘째아들 송승환이 제철 대구탕을 끓여오며 "생대구가 좋길래 우리 아버지 어머니 대구탕 잘 드시는데에 해서요"하자 "그려 이래서 난 행복한 사람여. 겨울에 대구탕 좋지이. 속썩인 자식이 효도한다는 말이 허튼 소리가 아녀"라며 "나는 행복하다 그겨"라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셋째아들 홍요섭이 "아버지 엄마 평생 고생하신 보답으루라두 제가 좀 잘난 자식이었으면 해서요"라고 말하자 이순재는 "더 잘나서 뭐에 쓰게. 크게 잘난 자식은 나라에 바친 자식이지 내 자식이 아녀. 나는 애국자는 못되야. 나는 내 울타리 안에 고스란히 내 자식덜인 게 아주 만족햐. 나는 세상에 부러운 게 없는 확실하게 성공한 인생여"라고 확고한 교육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부모의 욕심대로 자식을 좌지우지하는 현 세태의 부모들에게 경종을 울리며 '바람직한 부모상'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거 왜 이리 구닥다리여" '꼰대기질' 제로!
이순재는 극중에서 내일 모레 아흔을 앞두고 있지만 여느 가부장적인 할아버지와 달리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사고방식으로 젊은이들과 공감하고 있다. 처증조 할아버지 제사에 일을 핑계로 불참한 손주사위에게 둘째아들 송승환이 "사위도 엄연한 가족이야. 너하고 부부로 엮여 사는 동안은 처가 행사에 저 빠지고 너 혼자 보내는 건 할아버지는 물론 우리 집안 전체에 대한 예의가 아니구 우릴 무시하는 거란 말야"라고 화를 내자 이순재는 "이거 왜 이리 구닥다리여. 밤새 일하구 출장 떠난댜. 애 너머 힘들겄다아아 우리가 이해하면 되는거 아녀"라고 다그쳤다.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3년 동안 손자 세현을 네 번이나 차버린 데 이어 다시 만나달라며 불쑥불쑥 집에 찾아오는 왕지혜에게 냉정한 시선을 보내자, 이순재는 "내 새끼 귀하면 저 아가씨두 누구네 귀한 새끼여. 사람이 모질면 못 쓰는겨. 죄받는단 말여"라며 "그래두 아가씨가 착한겨. 도루 왔잖어. 가슴 아픈 여자 만들어 노면 평생 되는 일이 ?종?라고 왕지혜를 감싸주는 모습으로 '통 큰' 할아버지의 면모를 과시했다.
제작사 삼화 네트웍스 측은 "이순재와 강부자가 연기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김수현 작가가 그리고자 하는, 우리가 잊고 있던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일깨워줄 꿈꾸는 '대가족'의 주축을 이룬다"며 "대한민국 '국민 할아버지-할머니'로 통하는 두 배우를 통해 김수현 작가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주목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5일(오늘) 방송될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 7회 분에서는 지난 방송에서 '취포자 선언'으로 집안을 발칵 뒤집었던 세준(정해인)이 할머니 이숙자(강부자) 앞에서 꿈에 대해 당당히 밝히는 모습과 함께 아들에게 호통치며 주먹을 날리는 한혜경(김해숙)의 모습이 담길 예정. 매회 새로운 사고가 '빵빵' 터지면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는 '그래, 그런거야'는 토요일, 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그래, 그런거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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