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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치즈인더트랩' 이럴거면 웹툰으로 남겨두는 게 나았을 성 싶다.
순끼 작가가 2010년부터 연재를 시작한 원작 '치인트'는 회당 조회수가 약 100만, 누적 조회수가 무려 11억뷰를 넘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한 작품. 그만큼 어깨가 무거운 시작이었지만, 드라마 '치인트'는 극 초반, 원작웹툰 '치인트'와 닮은 듯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치인트'는 원작의 감정선을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캐릭터의 성향을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내는 에피소드들을 첨가했다. 배우들은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맞춤 열연을 펼쳤다. 또 하나의 성공적인 웹툰 원작 드라마가 탄생한 듯 했다.
시청자들의 불만도 발단은 남자주인공인 유정 캐릭터의 분량이 눈에 띄게 축소된 데서 시작됐다. 단순히 분량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이로인해 스토리 전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드라마가 표방했던 로맨스릴러의 성격이 흐려졌고, 여느 로맨스 드라마와 차별성이 사라졌다.
원작이 있다고 하더라도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에서 전개상 이야기나 캐릭터 비중도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제작진이 선택한 스토리가 시청자들을 설득시키지는 못한데 있다. 극 초반에 보여졌던 장점들이 사라졌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반응. '치인트' 제작진은 이 같은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가장 궁금한 것은 '치인트'가 이렇게 변하게 된 이유다. 제작진이 의도한 전개였을 수도 있겠지만, 시청자들이 배우, 원작자, 시청자의 불만을 제기할 정도라면 단순히 특정 배우나 원작 팬만의 '갑질'은 아니라고 보인다. 제작진은 이와 관련해 "원작과 다른 드라마만의 결말을 만들려고 한다. 마지막까지 지켜봐 달라"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미 드라마는 '용두사미'의 오명을 쓰고 말았다. 남은 2회의 분량으로는 상처받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기란 버거울 듯 하다. 역대급 리메이크 드라마가 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기에, 논란으로 얼룩진 뒷모습이 아쉽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과 이에 환호한 시청자를 외면한 채, 스스로 덫에 빠진 '치인트'의 상황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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