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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치즈인더트랩'의 매력은 판타지와 현실의 오묘한 조화다
유정은 굴지의 기업 후계자인데다 외모, 성적, 성격까지 완벽한 '만찢남'. 그 속에 감춰진 이중면모가 있다는 점이 특이점이긴 하지만, 순정만화에서 튀어 나온 것 같은 캐릭터가 홍설을 먼저 ?아다니게 되는 설정 자체는 이미 판타지다.
여기에 백인호(서강준)이 가세했다. 망나니 같이 보이는 백인호 또한 꽃미남에다 실은 상당한 피아노 실력을 지닌 수재. 그런 인호와 홍설은 기가막힌 우연으로 반복되는 만남을 가지면서 친해지게 되고, 결국 친구의 연인에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됐다. 삼각관계의 기본 공식을 그대로 밟은 셈이다.
여기까지 보면 '치인트'가 다른 로맨스 드라마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치인트'가 사랑받는 이유는 이 같은 판타지 속에서 상당히 현실적인 에피소드들을 녹여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의 고민이나 그녀를 둘러싼 상황과 주변 인물들이 판타지라는 치즈를 현실이라는 상자로 잘 포장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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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학이라는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심리 싸움이 마치 우리 사회의 축소판 처럼 느껴져 호기심을 자극했다. 캠퍼스 속의 작은 사건들 속에 파고 들어가 얽히고설킨 인과관계들을 시청자들과 함께 풀어가니 몰입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깨알 같은 에피소드들도 빛을 발한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해야 하고, 남동생을 위한 희생을 강요당하거나, 이기적인 팀원들로 인해 조별과제를 혼자 도맡아하고, 학점은 물론 스펙 쌓기에 바쁜 홍설의 모습은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요즘 대학생의 모습이다.
백인호 또한 과거 손 부상으로 인해 피아노를 그만둔 뒤 여전히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줬다.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춘의 고뇌를 보여준 백인호는 취업이라는 막연한 미래에 목 메는 요즘 세대들과 그대로 겹쳐졌다.
이처럼 현실이라는 장치 속에 달콤한 판타지를 미끼로 놓으니 시청자들은 '치인트'에 걸려들지 않을 수 없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