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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게임즈에 최근 더욱 관심이 쏠린 이유는 기업공개(IPO)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뿐 아니라 자본시장에서도 올해 내내 넷마블이라는 이름은 '핫 이슈'가 될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넷마블의 상장으로 방준혁 의장은 또 한 명의 게임 주식부호로 등극하게 된다. 방 의장은 넷마블게임즈의 최대주주로 32.37%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CJ E&M(31.4%), 텐센트(25.25%), 엔씨소프트(9.8%)의 순이다. 시총이 5조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방 의장의 지분가치는 1조6000억원에 이른다. 게임업계에선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 김정주 대표(약 3조500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주식자산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더불어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네이버 이해진 의장, 카카오 김범수 의장에 이어 자수 성가형 벤처부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셈이다.
넷마블은 이미 지난 4일 서울 구로구 본사에서 국내외 20여개 증권사를 상대로 IPO 설명회를 개최하고, 모든 증권사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부했다. 마감 기한은 18일이다. 방 의장은 설명회에서 직접 증권사 관계자들에게 PT를 하고 Q&A까지 직접 챙겼다. CEO가 직접 IPO 설명회에 나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신경을 쓴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방 의장은 "굳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동원할 필요는 없었다. 수조원대를 투자하겠다는 회사도 많다. 하지만 임직원들과 주주들에게 약속을 지키고 희망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리고 올해 스톡옵션을 지급받은 전 직원들이 상장을 통해 몫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방 의장은 "인간적인 친밀감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기 위해선 확실한 보상도 필요하다"고 늘 강조한다. 프로 스포츠 선수처럼 금전적인 보상이 직원들의 가치를 인정하고 더 재밌는 게임을 만들게 하기 위한 확실한 인센티브라는 얘기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넷마블이 과연 어느 나라에서 상장을 하느냐는 것이다. 기본적인 방향은 국내이겠지만 글로벌 개척에 본격 나선 넷마블이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기 위해선 해외 주식시장 상장도 고려 대상이다. 미국 나스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넷마블은 일본이나 홍콩 증시 상장은 일단 후순위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방 의장은 "만약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면 북미나 유럽에서의 인지도를 확 끌어올릴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성공을 거뒀기에 국내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세금도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전략적으로 판단하겠지만 아직 확정을 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어쨌든 방 의장은 이왕 상장을 한다면 확실한 가치를 인정받아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방 의장이 설명회 때 게임사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며 각종 수치를 제시한 이후 시장에서의 평가는 확실히 달라졌다고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여타 게임사 평균인 15~20배로 단순하게 계산하면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방 의장의 상장 후 향후 행보는 어떨까. 지금과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방 의장은 "최대 주주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이익이 되는 투자자만 있다면 얼마든 지분율이 떨어져도 상관없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집단 소유구조 체체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소유와 경영이 완전히 분리된 미국 디즈니사의 예를 자주 들며 "문화콘텐츠라는 창작물을 만드는 회사라면 그래야 한다"고 하기도 한다.
지난 2014년 중국 텐센트로부터 53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3대 주주 자리를 내주고, 지난해에는 넥슨과 경영권 분쟁을 겪던 엔씨소프트에 '백기사' 역할을 하면서 지분을 교환, 전략적 투자자(SI)와 IP(지적재산권)를 동시에 확보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