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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제 '거장'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충무로에서 이름값이 무거워졌다. 1200만 관객을 모으며 아직도 한국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10위에 랭크돼 있는 '왕의 남자'의 감독이자, 사도세자와 영조를 가장 리얼하게 그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600만 관객을 모은 '사도'의 감독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하지만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윤동주를 영화화한 작품을 들고 다시 관객앞에 섰다.
-그럼 일본에 보여주기 위한건가.
일본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생각해보라.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서시'나 외우고 있지 윤동주가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독립운동을 했는지, 왜 '서시'라는 시를 쓰게 됐는지 모르지 않나. 우리나라 사람부터 알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영화에서 보면 윤동주가 유학을 위해 타는 관부연락선 이름이 경복환이다. 일부러 CG로 잘 보이게 이름을 새겨넣었다. 그 때 당시에는 관부연락선 이름이 경복환, 창덕환 같은 것이었다. 조선 왕조의 궁들을 아무나 다 타는 배이름으로 했다는 것이다. 윤동주가 그 배를 타고 일본에 간다. 유학을 위해 일부러 창씨개명을 했지만 릿교대학에서는 교련 수업을 거부해서 수난을 당하기도 한다. 그리고 친구 송몽규와 함께 '재쿄토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사건'으로 인해 체포된다. 그의 행적 하나 하나가 항일 정신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시를 보면 그의 저항 정신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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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윤동주와 송몽규가 맞은 주사가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생체실험용으로 주사를 맞았을 것이라는 추측뿐이다. 당시 1800여명이 이 주사를 억지로 맞았다는 기록이있다. 그런데 일본에서 공개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지 않나. 그런 것도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다수다.
-이 때 윤동주의 상황과 강하늘이 읊는 '서시'가 오버랩되면서 관객들은 흔든다.
바로 그 지점이 '동주'를 보는 관객들이 느꼈으면 하는 지점이다. '서시'가 어떻게 쓰여지게 됐는지 윤동주가 어떤 마음으로 당시를 견뎠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끝에 관객들이 감동을 느꼈으면 한다. 관객이 많이 들 것이라고 기대하기보다는 한사람이라도 윤동주를 알아줬으면 한다.
-강하늘 박정민을 캐스팅한 이유는.
전작들을 보고 윤동주와 송몽규 캐릭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다. 강하늘은 2010년 '평양성'에서 함께 했던 인연이 있어 당시 눈여겨 봤었다. 박정민은 '파수꾼' '신촌좀비만화' 등 저예산 영화를 보다가 발견했다. 정말 연기를 잘하더라.
-차기작도 역사를 다룰 생각인가.
아직 어떨지 모르겠다. 한 곳에 국한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다. 역사를 할 수도 있고 다른 장르를 할 수도 있다. 준비하고 있는 것은 있는데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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