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공허의 유산, 스토리만 즐기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5-12-16 14:19





'싱글과 스토리에 있어서는 믿고 즐기는 블리자드'라는 말이 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항상 자사의 게임들을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세계관을 얹어서 이끌어 왔으며 최근 배경 보다는 게임 자체의 게임성이 중시된 게임계 흐름에서도 그 고유한 기준을 지켜왔다.

지난달 출시된 '스타크래프트2: 공허의 유산'에서도 블리자드는 고품질의 스토리와 타이틀을 마무리 짓는 수준급의 싱글 캠페인 콘텐츠를 선보였다. 짐 레이너, 사라캐리건, 제라툴 등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 영웅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졌으며 이야기가 꾸준히 이어질 여지를 남겨놓아 유저들의 기대치를 높였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스토리는 다른 블리자드 게임들 보다 비중이 크다. 유저끼리 스토리를 두고 토론을 펼칠 정도로 고유의 문화가 자리 잡혀 있을 정도다. 때문에 스토리만 즐기고 다른 콘텐츠는 방치하는 유저도 상당하지만 사실 본격적인 싱글 플레이의 이야기는 멀티 플레이에서 펼쳐진다.




특히 공허의 유산은 싱글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멀티로 풀어가고 있다. 단순하게 기존처럼 레더를 즐기는 멀티 플레이와 함께 친구 혹은 동료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다수 준비해 게임의 연속성과 재미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실제로 공허의 유산에는 이전 타이틀에서는 보지 못한 수준급의 콘텐츠들이 즐비하다. 단순히 스토리만 즐기는 게임이 아닌 멀티 콘텐츠를 통해 지속 가능한 스타크래프트2를 만들고 게임의 본질인 재미 측면에서도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해 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베타시절 동맹사령관으로 불렸던 현재의 협동전은 특히 싱글과 멀티 콘텐츠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는 중요한 콘텐츠로 불린다. 스타크래프트 팬이라면 레이너가 다루는 고유의 병력과 캐리건이 실제로 부리는 저그 군단이 어떤 조합일지 궁금했을 것이다. 협동전은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주는 동시에 재미까지 겸비한 새로운 모드다.

유저는 각각의 영웅 중심으로 나뉜 진영을 운영하면서 임무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 해당 영웅 레벨이 올라갈수록 특징적인 유닛들이 추가되며 싱글 플레이에서는 상상만으로 접했던 플레이를 협동전을 통해 실제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혼자가 아닌 동료와 함께 하기 때문에 멀티 플레이의 감각을 익히는 것이 가능하다.




집정관 모드는 본격적인 레더 돌입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2:2 대결 모드다. 다인 대결 모드지만 두 명의 유저가 하나의 진영을 다루는 것이 차별점으로, 평소에 하지 못했던 3~4 방향 컨트롤, 생산과 공격의 분리 등이 가능해 독창적인 전략과 전술을 마음껏 실험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집정관 모드는 협동전에서 레더로 이어지는 중간 단계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동시에 새로운 e스포츠의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시절의 e스포츠에도 팀플레이 경기는 있었으나 종족과 전략의 일원화로 재미가 떨어져 사라진바 있다. 집정관 모드는 이러한 팀플레이의 단점을 해결하는 동시에 자체 대회도 충분히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익히 잘 알려진 정식 멀티 플레이에도 블리자드는 각 종족당 2개의 신 유닛(총 6개)을 추가하면서 전략의 다변화를 꾀했다. 종족별로 기존에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완하는 단계의 신 유닛을 배정받아 치열한 난타전이 펼쳐질 것을 예고했으며 프로 단계의 경기들도 속속 개최를 앞두고 있어 기대가 상승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싱글 콘텐츠 못지않은 품질로 만들어진 멀티 플레이의 보급을 위해 공허의 유산을 이전 작품 없이도 플레이가 가능하게끔 만들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는 오리지널보다 확장팩인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로 시리즈가 완성되면서 더 큰 인기를 끌었으며 스타크래프트2 역시 공허의 유산으로 종지부를 찍은 만큼 인기가 차츰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지만 게임인사이트 기자 ginshenry@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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