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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강력한 존재감 하나로 단번에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은 배우 최재웅(36). 아치아라 마을에서 가장 의심받았던, 1순위 용의자였던 그가 그동안 꽁꽁 싸맸던 입을 열었다. 아가씨가 최재웅인지, 최재웅이 아가씨인지 모를 정도로 혼연일체 열연한 그. '올해 최고의 발견'이라 말해도 아깝지 않다.
"독특한 캐릭터라고 하지만 막상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 아닌가요? 아가씨는 상처 많은 순수한 영혼이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살인도 불사하지 않는 캐릭터니까요(웃음). 나쁜 마음을 먹고 살인을 시작한 것은 아닐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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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스모키 메이크업과 말벅지를 자랑하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아가씨를 보고 놀라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최재웅의 말처럼 '마을' 초반에 아가씨는 여장하고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 모두를 공포에 몰아넣은 변태일 뿐이었다. 뮤지컬 '헤드윅'에서 한 차례 여장 경험이 있지만 '마을'의 여장은 유독 부끄럽고 민망했던 순간이었다고.
"여장은 두 번째이지만 여전히 어렵더라고요. 예뻤다고요? 설마요…. 장난이겠죠. 기본 콘셉트가 예쁜 여장보다는 아가씨 분위기에 맞는 괴기스럽고 부조화를 이루는 여장이었죠. 그래서 빨간 원피스, 진한 화장 등으로 과장했어요. 특히 초반에 아가씨가 전봇대에 기대 다리를 꼬고 있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그때 정말 민망했어요. 촬영 당시 초저녁이어서 동네 사람들도 많이 지나다녔고 맞은편에 정육점이 있었는데 그곳 사장님이 절 뚫어지게 쳐다보셨거든요. 쏟아지는 시선 속에서 아가씨의 교태가 탄생했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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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모두 털어낸 지금에서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연기할 당시엔 고민도, 걱정도 많았다는 최재웅. 과한 설정때문에 '마을'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까 남몰래 속앓이를 했다는 것. 작품성 높은 작품을 아가씨가 헤집어 놓을까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고 전했다.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했겠지만 완벽한 '마을'에서 저만 잘하면 됐어요. 일부러 혼란을 줘야겠다 마음먹고 연기하면 아가씨의 맛이 안 살거든요. 전형적인 살인마가 아니면서도 겉돌지 않게 연기하는 게 포인트였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풀지 어려웠는데 이용석 PD와 도현정 작가를 만나 계속 이야기를 했고 슬슬 감을 잡아가면서 아가씨를 완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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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마을'을 좋아해 주신, 아가씨를 사랑해주신 시청자에게 어떤 말로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제 역할도 역할이지만 작품 자체에 대한 칭찬이 컸기 때문에 더욱 행복해질 수 있었죠. '마을'에서 사랑을 받은 만큼 더 좋은 작품, 연기로 보답하도록 노력할게요. 아치아라에서 올가을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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