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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재정비한 '스타킹', 웬걸? 속 빈 강정이었구나!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5-12-02 07:00


사진=SBS '스타킹'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주말 예능에서 평일 예능으로 시간대를 옮기고 제보자 제도를 도입, 원톱 체제에서 투톱 체제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한 '스타킹'. 화려한 새 간판으로 잔뜩 시청자를 유혹했지만 웬걸, 허탈하게도 속 빈 강정이었다. 3~4명의 출연자를 2명으로 압축한 걸 제외하곤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겉모습만 바뀐 진부하고 뻔한 맛에 낚인 기분까지 든다.

지난 1일 오후 첫 방송 된 SBS 예능 '스타킹'에서는 '강릉 본드걸' 대 '구미대 15학번 미녀 삼총사'가 이번주 '스타킹'을 위해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2007년부터 2015년 가을까지 8년간 주말 예능 자리를 꿰찬 '스타킹'은 3개월의 재정비를 하고 화요일 밤인 지난 1일 시청자를 다시 찾았다. '새로워졌다'라는 제작진의 당찬 포부 덕분에 제작 단계부터 첫 방송을 앞둔 순간까지 일찌감치 시청자의 관심을 받았던 '스타킹'. 화려한 서막을 알리는 개업식에는 '리틀 김연아'를 꿈꾸는 어린 소녀와 '자신의 삶'을 찾은 만학도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사진=SBS '스타킹'
먼저 '스타킹'에 출사표를 던진 출연자는 '강릉 본드걸' 최영윤(10) 양. 그는 강릉중앙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소녀로 1년 2개월간 폴아트를 배워 장기를 뽐냈다.

폴아트 선생님의 몸짓에 반해 시작하게 된 최영윤 양은 매일 3~4시간 연습하며 폴아트 매력에 푹 빠져있었다, 고사리 같은 손에 물집이 잡힌 것은 물론 팔꿈치까지는 일은 일수, 심지어 귀가 찢어져 피가 난 적도 있지만 단 한 번도 투정을 부리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강호동은 "다치면 하기 싫잖아?"라며 최윤영 양에게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그래도 그만둘 수 없다"였다. 폴아트를 향한 최윤영 양의 열정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곧바로 공개된 최윤영 양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14, 크리스 벅·제니퍼 리 감독)의 인기 OST인 '렛 잇 고(Let It Go)'에 맞춰 폴아트를 선보였다. 이구아나, 클라임, 러시안 스플릿, 큐피트, 드라마 퀸, 제이드, 알레그라 콤보, 레인보우 마르첸코, 요기니, 드롭 등 기본 기술부터 베테랑도 힘들다는 고난도 기술까지 화려한 실력을 과시했다. 뛰어난 표현력으로 무대를 압도한 그는 마치 올림픽 결승을 보는 듯한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피겨에 김연아가 있다면 폴아트에 최영윤이 있다'는 말이 허사는 아니었다.

감탄과 경이를 자아낸 최윤영 양은 마지막으로 "폴아트가 올림픽 종목으로 선정돼 김연아 언니처럼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최윤영 양의 장기가 끝난 뒤 두 번째 출연자는 '구미대 15학번 미녀 삼총사' 한예섬(49), 김수정(46), 김태상(43) 씨였다. 세 사람은 구미 최지우, 구미 김태희, 구미 설현(AOA)으로 자신을 소개해 웃음을 유발했다.


20살 동기들로부터 '누나'로 불리는 세 사람은 올해 구미대학교 스포츠건강관리과에 입학한 15학번 새내기다. "처음 누나들을 봤을 때 솔직히 학부모인 줄 알았다"라는 동기들의 증언처럼 평범하지 않은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이처럼 궁금증을 자아낸 '미녀 삼총사'는 국내 1호 주부 차력단으로 베일을 벗었다. 몸풀기로 달걀판 위를 걷는 차력을 공개한 '미녀 삼총사'는 스타판정단인 유라(걸스데이), 이동엽이 손쉽게 성공해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고 본격적인 '진짜' 차력을 선보였다.

각목 격파, 목으로 철근 구부리기, 대리석 화공격파 등을 펼친 '미녀 삼총사'. 평균 나이 46세 중년 여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강력한 힘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시청자를 놀라게 한 대목은 건강해 보이는 한예섬 씨의 투병 소식. 한예섬 씨는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암 환자다. 유방암 2기 진단을 받고 여덟 차례 수술을 받은 뒤 항암 치료로 암을 이겨냈다. '암도 이겼는데 이것쯤이야'라는 생각으로 대학입시를 도전했다. 여기서 포기하면 평생 못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수정 씨는 "살림하랴, 애들 키우랴 내 인생을 살지 못했다. 하지만 대학을 다니면서 내 인생을 위해 살기 시작했다.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집에서 도전 못 하고 좌절하고 계신 분들은 더 늦기 전에 도전해라"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소녀의 당찬 꿈과 중년에 되찾은 청춘을 지켜본 스타판정단은 이번주 '스타킹'으로 최영윤 양을 택했다. 이에 최영윤 양은 재능 지원금을, 그를 제보한 김하연 씨는 제보 상금을 거머쥐었다.


사진=SBS '스타킹'
두 팀 모두 놀랍고, 감동적인 무대를 펼쳤다. 그러나 허를 찌를만한 '결정적 한방'이 없었다.

8년간 보여줬던 출연자들의 패턴은 이번에도 역시나 반복됐고 팀을 나눈 스타판정단의 활약 또한 제로에 가까웠다. 오프닝, SBS 예능을 오랜만에 출연한 구본승과 유라의 '5억짜리 각선미'만이 아주 잠깐 스칠 뿐 나머지 7명의 패널은 '자리 차지'에 불과했다. 그나마 재미 요소로 떠오르던 강호동과 이특의 차진 호흡도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하지만 '스타킹'은 첫술은 너무 안일했다. 시즌1이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스타킹'의 시즌2는 더욱 열심히, 더욱 신선한 소재를 가지고 왔어야 했다. 8년간 '스타킹'을 지켜봐 준 '스타킹'의 팬을 위해서라도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시즌2는 기존의 유명세로 흐지부지 첫 테이프를 끊은 셈이 되고 말았다.

입이 마르고 닳도록 자신한 진심은 기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나면 예능이 아닌 다큐다. 아무리 국민 참여 예능을 표방한다 하지만 어찌 됐든 '스타킹'의 위치는 예능이다. 이대로 가다간 한 달도 안 돼 다시 폐점 위기를 맞아야 할지도 모른다. 호기롭게 포문을 연 '스타킹'이 심각한 위기를 인지하고 돌파구를 찾아 국민 참여 예능의 부활을 이뤄내길 시청자는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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