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유영이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찾아온 작품이 '간신'이었다. '간신'에서 그가 연기한 설중매는 한마디로 셌다. 파격과 충격의 연속이었다. 설중매는 팔자 한번 고쳐 보려 온몸을 내던진 기녀다. 연산군의 명으로 조선 각지 최고의 여인을 징집하는 채홍령이 떨어진 후 후궁 장녹수(차지연)와 결탁, 궁으로 들어가 조선 최고 명기가 되기 위한 수련을 시작한다. 그 과정은 너무나 충격적으로 그려졌다. 허벅지 힘을 이용해 호박 수박 등 과일과 채소를 깨는 훈련, 얼음이 녹으면 그 물을 배 위에 떨어뜨려 단전을 강화하는 훈련이 이어졌다. 임지연과의 레즈비언 정사신은 역대급 파격으로 다가왔다. 장애물은 전라노출 연기만이 아니었다. 설중매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상처와 외로움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겉으로 보기엔 야욕에 불타오른 여인이지만 사실 설중매는 더없이 외로운 인물이다. 어느 곳 하나 마음 줄 곳도, 기댈 곳도 없는 인물이다. 가진 것은 몸뚱이 하나 뿐. 그래서 목숨 걸고 조선 최고의 명기가 되려 한다. 하지만 살아남으려 할수록 더 잔인하고 가혹하게 짓밟힌다. 신인 여배우가 커버하기엔 설정도 캐릭터도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이유영 스스로도 "노출신을 하며 몸보다 마음이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한테 의지 많이 했고 여배우들끼리도 똘똘 뭉쳤다. 영화 촬영 내내 설중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심정이 어떨지 고민했다. 그런 고민을 하자 가슴이 너무 아팠다. 계속 신분을 넘어서려 노력할수록 짓밟히고 외로움을 느끼는 캐릭터다. 잘못된 권력에 의해 희생되는 인물의 입장에서 영화를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유영은 이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작품을 위해서라면 노출 연기도 불사하는 열정과 대범함,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채찍질, 세밀한 감정 표현 등 신인 여배우로서 갖춰야 할 모든 덕목을 완벽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과정이 고된 탓이었을까. 신인여우상 수상자로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이유영은 감격에 벅찬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안녕하세요. 이유영이라고 합니다. 감사하다. 저번주 '봄'으로 상을 받고 이번주에 이렇게 '간신'으로 상을 받을 거라곤 정말 생각도 못했다. 너무 쟁쟁한 후보들 속에서 상 못 받을 줄 알았다. 그래서 수상소감 준비 못했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설중매 역할 어렵다고 감독님께 징징댔는데 그때마다 믿어주시고 캐스팅 해주셨다. 감사하다. 더운 날부터 추운 날까지 고생 많았던 스태프 정말 수고 하셨다. 영화의 주인공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여자 배우들이 추운 날씨에 시스루 한복을 입고 민망할 수 있는 장면을 온몸을 던져가며 연기했다. 그분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다. 7년 전에는 미용실에서 헤어 스태프 일을 했었다. 생업을 포기하고 연기자가 되고 싶어서 힘들었지만 즐기려 노력했다. 그런데 이렇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정말 즐기고 열심히 노력하겠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단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