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정유미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났다.
하지만 연희가 평범한 삶을 살길 바랬던 땅새는 "네가 그걸 왜 해야 하냐. 넌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로 또다시 연희를 설득하려 했고, 급기야 누구보다 상냥하고 순수했던 연희의 소녀 시절을 언급하며 아직까지 과거의 상처를 안고 사는 그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의 폐부를 찌르는 연희의 촌철살인 명대사는 이 순간부터 시작됐다.
땅새를 애증의 눈빛으로 쏘아보던 연희는 "난세란 게 뭐냐. 난세란 약자의 지옥이다. 난세엔 여러 종류의 약자가 존재한다. 그 중 언제나 빠지지 않는 약자는 아이와 여자다. 난 아이인 동시에 여자였던 소녀였다. 아이이기에 힘이 없었고 여자이기에 그들이 탐내는 게 있었다. 해서 참혹하게 난세에 짓밟혔다"는 말로 아직 아물지 않은 두 사람의 아픈 과거사를 들춰냈다.
힘없는 아이이고 여자였기에 난세에 짓밟혔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난세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연희. 이처럼 약자의 중심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연희의 주옥같은 대사들은 극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음은 물론, 극중 연희라는 인물의 존재에 당위성까지 부여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특히 이를 소화한 정유미는 호소력 짙은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무한 공감을 사며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했고, 이날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는 주인공이 됐다.
한편 SBS 창사 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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