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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MBC '무한도전'이 오랜만에 웃음 사냥에 실패했다.
흥미로운 시작이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SNS를 통해 즉석에서 시민들의 제보를 받은 여섯 멤버들은 몰래카메라로 웃음 사냥꾼 후보의 행동을 관찰했다. 아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방송 분량을 소화할 만큼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일반인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결국 지인들을 호출해 도움을 청했다. 가방 제작을 하고 있다는 박명수의 지인과 구슬기에 복고 댄스를 전수했다는 정준하의 지인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웃음 사냥꾼'이라고 부르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무한도전'은 이번 특집이 실패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무한도전'은 10년을 방송해 오면서 다양한 특집들을 선보였지만 항상 성공하지 않았다. '무한도전'에서 실패한 특집들로 '여성의 날 특집'(144회)과 '인도 특집'(93~95회), '28년 후 좀비 특집'(116회) 등이 있다. '무한도전'은 이를 합친 '인도여자좀비' 특집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마저 실패했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이번에 보여준 '웃음사냥꾼'도 해 보기 전에는 그 결과를 알 수 없었다. 박명수와 제작진이 그냥 웃어 넘길 수도 있는 에피소드를 확장시켜 방송 아이템으로 개발했고, 멤버들은 무모할 수도 있는 이 아이템에 다시 한 번 도전했다. '무한도전의 역대 최고의 특집 중 하나로 손꼽히는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아이템은 '웃음 사냥꾼이 간다'로 욕먹고 있는 박명수 정준하가 기획한 아이템이었다. '극한알바'나 '바보전쟁' 등도 결국 실패 가능성을 품고 도전해 성공한 아이템 들이었다. 모두 실패 가능성을 품고 있는 무모한 도전들이었다.
'무한도전'이기에 뭘 해도 웃길 것이란 것은 편견이었다. 시청자들은 냉정하고 멤버들과 제작진은 앞으로도 웃음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무한도전'은 이번 특집으로 시청자들의 사랑과 '국민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결코 쉽게 얻은 것이 아님을 재입증했다. 그렇게 쌓인 자신감이 있기에 이번 특집이 망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다.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예능 베테랑이라 자부할 만한 박명수에게 '웃음 사망꾼'이라는 수식어는 결코 달가울 리 없다. 10년차 예능 '무한도전'으로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번 '웃음 사냥꾼이 간다'는 '무한도전'이 선보여온 많은 성공들 뒤에는 실패를 두려워 않는 도전이 있기에 가능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한 특집이었다. 결과는 아쉽지만, 이번 실패도 다시금 '무한도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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