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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임창정-아이유-신승훈 등 음원 강자들은 왜 순위프로그램에 나오지 않나?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5-10-30 09:21



사진제공=멜론


임창정, 아이유에 이어 신승훈까지.

이름만 들어보면 올 가을 음원 차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지난달 22일 첫 번째 미니앨범 '또 다시 사랑'을 발표한 임창정은 음원을 공개한지 한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톱5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로 차트를 장기 장악하고 있다. 지난 23일 네 번째 미니앨범이자 첫 프로듀싱 앨범인 '챗셔'를 발표한 아이유 역시 타이틀곡 '스물셋'을 비롯해 수록곡 대부분을 차트 상위권에 포진시키며 음원 최강자 임을 입증 중이다.

9년 만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신승훈 역시 정규 11집의 파트원 '아이엠'의 타이틀곡 '이게 나예요'로 전국에 신승훈 발라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른 가수들이 부러워할만한 신곡 성적표를 손에 쥐어 든 이들 3인방에게는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신곡 발표 이전부터 음악 순위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 대부분의 가수들이 자신의 신곡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음악 순위프로그램 출연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과는 대치되는 모습이 아닐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이 신곡 홍보를 게을리 하는 것은 아니다. 신승훈은 28일 방송된 MBC '라디오 스타'에 이현우, 케이윌 등과 출연해 근황을 알렸으며 임창정은 지난 2일 KBS2 '스케치북'에 출연해 '또 다시 사랑'의 첫 방송 무대를 갖기도 했다. 아이유 역시 신곡 발표 뒤 멜론 라디오를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라디오 DJ를 맡아 솔직 담백한 입담을 선보였다.

나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 3인방이 음악 순위프로그램에만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것은 왜 일까. 그나마 임창정은 지난 9일 KBS2 '뮤직뱅크'에 출연해 '또 다시 사랑'으로 1위 트로피를 받은 바 있다.

소속사 별로 밝히는 음악 순위프로그램에 나가지 않는 이유는 다양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가요 관계자들은 최근 음악 순위프로그램이 노력 대비 홍보 효과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주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음악 순위프로그램들이지만 시청률은 2% 중반을 넘기 힘들어진지 오래다. 그만큼 예전보다 음악 순위프로그램을 지켜보는 시청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이고, 당연히 가수의 출연 이후 신곡 홍보 효과도 현격히 떨어졌다.


이보다 더 큰 이유는 시청층의 편중이다. 아이돌 가수 위주로 출연진이 짜여지다보니 음악 순위프로그램의 주 시청층은 10대가 될 수 밖에 없고, 발라드 가수들은 같은 무대에 서기가 쑥스럽기까지 하다. 중견 발라드 가수를 제작하는 한 관계자는 "10대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위주로 방송을 본다. 이들에게 우리의 신곡은 그저 '오빠들 앞에 나온 노래나 뒤에 나온 노래' 정도의 의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 순위프로그램의 열악한 현장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오전 8시경부터 각종 리허설에 참여해야 하는 것을 시작으로 꼬박 8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한다. 한 관계자는 "많은 가수가 한꺼번에 출연하다보니 벌어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지만 나이가 좀 있는 가수들의 경우에는 리허설 시간을 최소화 해주고 사전에 녹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예우가 좀 필요하다고 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돌이 아닌 가수들은 점점 음악 순위프로그램 출연을 꺼리고 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음악 순위프로그램은 더 아이돌 위주로 출연진이 채워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일부에서는 이런 때 일수록 더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음악 순위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관계자는 "음악 순위프로그램의 홍보 효과가 예전에 비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임창정이 그랬던 것처럼 신곡을 발표하면 적어도 한 번씩은 출연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그렇게 해야 10대 시청자들이 중년의 가수들에 대해 알게 되고, 프로그램 시청층도 조금이라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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