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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정, 아이유에 이어 신승훈까지.
9년 만에 정규 앨범으로 돌아온 신승훈 역시 정규 11집의 파트원 '아이엠'의 타이틀곡 '이게 나예요'로 전국에 신승훈 발라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른 가수들이 부러워할만한 신곡 성적표를 손에 쥐어 든 이들 3인방에게는 또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신곡 발표 이전부터 음악 순위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 대부분의 가수들이 자신의 신곡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기 위해 음악 순위프로그램 출연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과는 대치되는 모습이 아닐 수 있다.
나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이들 3인방이 음악 순위프로그램에만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것은 왜 일까. 그나마 임창정은 지난 9일 KBS2 '뮤직뱅크'에 출연해 '또 다시 사랑'으로 1위 트로피를 받은 바 있다.
소속사 별로 밝히는 음악 순위프로그램에 나가지 않는 이유는 다양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가요 관계자들은 최근 음악 순위프로그램이 노력 대비 홍보 효과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주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음악 순위프로그램들이지만 시청률은 2% 중반을 넘기 힘들어진지 오래다. 그만큼 예전보다 음악 순위프로그램을 지켜보는 시청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이고, 당연히 가수의 출연 이후 신곡 홍보 효과도 현격히 떨어졌다.
이보다 더 큰 이유는 시청층의 편중이다. 아이돌 가수 위주로 출연진이 짜여지다보니 음악 순위프로그램의 주 시청층은 10대가 될 수 밖에 없고, 발라드 가수들은 같은 무대에 서기가 쑥스럽기까지 하다. 중견 발라드 가수를 제작하는 한 관계자는 "10대 시청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위주로 방송을 본다. 이들에게 우리의 신곡은 그저 '오빠들 앞에 나온 노래나 뒤에 나온 노래' 정도의 의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 순위프로그램의 열악한 현장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서는 오전 8시경부터 각종 리허설에 참여해야 하는 것을 시작으로 꼬박 8시간 이상을 대기해야 한다. 한 관계자는 "많은 가수가 한꺼번에 출연하다보니 벌어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지만 나이가 좀 있는 가수들의 경우에는 리허설 시간을 최소화 해주고 사전에 녹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예우가 좀 필요하다고 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돌이 아닌 가수들은 점점 음악 순위프로그램 출연을 꺼리고 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음악 순위프로그램은 더 아이돌 위주로 출연진이 채워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일부에서는 이런 때 일수록 더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음악 순위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 관계자는 "음악 순위프로그램의 홍보 효과가 예전에 비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임창정이 그랬던 것처럼 신곡을 발표하면 적어도 한 번씩은 출연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그렇게 해야 10대 시청자들이 중년의 가수들에 대해 알게 되고, 프로그램 시청층도 조금이라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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