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상처를 주고받으면서도 끊어낼 수 없다. 미움과 원망, 배신감마저도 결국은 끌어안을 수밖에 없다. 바로 핏줄로 이어진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 우리 모두는 이 특별한 관계를 통해 인간적으로 한층 성숙해지고 힘든 세상을 헤쳐 나갈 힘을 얻는다. 19일 방송에는 모델 이파니(30)와 그의 어머니 주미애씨(51)가 출연, 필리핀에서 7박 8일의 여행을 통해 서로의 소중함과 사랑을 확인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하지만 곧이어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연예계를 떠나 생활고를 겪을 무렵 걸려온 한 통의 전화. 15년간 스스로 죽은 사람 취급해온 엄마였다. 자신을 버리고 간 엄마가 tv를 보고 연락해 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 첫 만남은 기대와 전혀 달랐다.
"연예인이 왜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
"널 버린 적 없어. 너의 행복을 위해 아빠에게 보낸 거야."
19살에 파니를 임신하고, 가정에 소홀한 남편 대신 파니를 키우던 엄마 주미애씨. 그녀의 삶 또한 순탄치 않았다. 파니를 낳기 전인 17살 때, 어머니가 생활고로 자살한 후 4명의 동생까지 떠맡아야 했던 엄마 주미애씨. 거기에 딸까지 키울 여력이 없어 고민 끝에 6살이었던 파니를 아빠에게 보내고 만다.
자신보다 경제력이 나았던 남편에게 보내면 시댁에 식구들도 많으니 굶지는 않을 거라는 판단에서 고민 끝에 딸을 보낸 거였다. 그런데 막상 떨어져 지내다보니 딸 걱정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다시 남편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잘 키울 테니 걱정하지 말하는 말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는 소식이 들렸다. 엄마는 그 말을 믿고 언젠가는 딸을 다시 만날 거라는 희망으로 살았다.
그런데 그토록 그리워했던 딸을 tv에서 찾은 것이다. 미국으로 유학 가서 성공해 연예인이 됐으니 잘 살거라는 생각으로 딸을 만난 엄마의 기대 역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연예인이 왜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
엄마의 희망이 깨졌던 거였다. 잘 살라고 아빠한테 보낸 건데, 아빠 따라 갔으면 잘 살아야지... 속상한 마음에 던진 그 한마디에 딸의 마음이 닫히고, 그 후 연락이 끊기고 만다. 죄인이 된 심정으로 그저 딸이 다시 연락해 오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3년후 딸이 연락을 취해 왔지만, 여전히 엄마와 딸은 마음을 터놓고 지내질 못하고 있다.
15년을 떨어져 살았던 모녀는 어렵게 재회했지만, 둘 사이엔 여전히 건널 수 없는 큰 강이 흐른다.
다시 연락이 된 후로도 몇 년이 지났지만, 엄마와 딸은 아직까지 진지한 대화를 해 본적이 없다.
닫힌 마음속에서는 서로에 대한 오해만 점점 커갈 뿐이다. 더 늦기 전에 서로의 속마음을 들어보고 싶어 둘만의 필리핀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서로의 바람과는 달리 어색한 기운만 가득한 불편한 여행이 시작됐다. 과연 엄마와 딸은 이번 여행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안아줄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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