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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위크 첫 날, 노장의 카리스마와 젊음의 활기로 꽉 찼다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5-10-19 08:38


DDP에서 열리는 진태옥 디자이너의 전시회. 사진제공=헤라서울패션위크

16일 동대문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막을 올린 2016 헤라서울패션위크(이하 서울패션위크)의 시작은 활기찼다. 노장에 대한 예우를 보여준 전야제에 이어 첫 날 패션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젊은 디자이너의 활기 넘치는 쇼들이 이어졌다.

탄생 15년 만에 처음으로 타이틀 스폰서 체제를 도입해 뷰티 브랜드 헤라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고 정구호 디자이너가 총감독으로 위촉되는 등, 대대적 변화가 있는 서울패션위크는 여느 때에 비해 패션계 안팎으로 관심이 높은 상태다. 이를 의식한 듯, 예년에 비해 컬렉션 전 게스트 동선 체크 등에 있어 보안이 한층 강화됐고 전반적인 분위기도 차분하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15일 오후 명예 디자이너 박항치와 진태옥이 주인공이 된 전야제가 열렸다. 배우 배두나와 이혜영, 신성일, 김규리를 비롯해 발레리나 김주원 등 셀러브리티들이 찾아 자리를 빛냈다. 박항치 디자이너는 1973년 레이블 옥동을 론칭, 1979년 첫 컬렉션 쇼를 치룬 40여년 역사의 노장이지만 이날 전야제 오프닝 쇼에서 보여준 그의 의상들은 현대적인데다 스포티하다는 평을 얻는 것에 성공했다. 또 올해로 반백년 역사를 맞은 진태옥 디자이너는 16일을 시작으로 내달 6일까지 DDP 야간수문전시장에서 전시회를 연다. 새로운 시작을 향해 첫 삽을 뜬 서울패션위크는 이렇듯 노장에 대한 지극한 예우를 다하는 분위기다.


배우 유아인이 16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16 S/S 서울 패션위크' 프리마돈나 (다자이너 김지은)의 콜렉션에 참석했다.동대문=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10.16/
본격적인 개막날인 16일은 오전 10시에 열린 김지은 디자이너의 브랜드, 프리마돈나(FLEAMADONNA)의 컬렉션으로 시작됐다. 일본을 주무대로 활약해온 김지은 디자이너가 서울패션위크에서 쇼를 연 것인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프리마돈나에는 예상치 못한 핫한 셀러브리티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영화 '사도'와 '베테랑'으로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참석했던 것이다. 평소 김지은 디자이너와 친분이 있는 그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의 빠듯한 스케줄 속에서도 DDP로 향해 우의를 표했다.


반하트 디 알바자의 런웨이에 선 모델 장기용.사진제공=헤라서울패션위크
이외에도 16일에는 박춘무 디자이너의 데무(DEMOO)와 김서룡 디자이너의 쇼, 디자이너 김홍범의 크레스 에딤(CRES.E.DIM)을 비롯해, 루비나(RUBINA), 도이(DOII), 최복호, 그리고 정두영 디자이너가 이끄는 반하트 디 알바자(VanHart di Albazar)의 쇼들이 연이어 DDP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특히 이탈리아 거장 미켈란젤로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반하트 디 알바자의 쇼는 클래식하면서도 따듯한 대리석의 느낌을 의상에 담아 호평을 받았다.
세운상가에서 패션쇼를 연 스티브J&요니P 부부.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9.10/
그런가하면 이날 오후 7시30분에는 패션과 연관지을 수 없는 기묘한 곳에서 뜨거운 런웨이가 연출됐다. 부부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P가 반짝이는 새 것만을 선호하는 서울에서 낡을대로 낡아버린 청계 세운상가 한복판을 2016 S/S 쇼의 무대로 선택했다. 쇠락한 전자상가 속에 연예인을 태운 밴이 들어서고 이들을 반기는 스포트라이트가 터져나가는 묘한 광경을 지나가는 서울 시민들이 흥미롭게 바라봤다. 현재 활동 중인 패션 디자이너 중 가장 유명세를 떨치는 이들 부부 디자이너의 쇼 답게 포미닛 현아, 소녀시대 티파니, 이영진, 윤승아, 손담비 등 패션계 내로라하는 셀러브리티들이 줄줄이 참석했다. 스티브J&요니P는 "청계 상가는 서울의 흘러온 시간이 가장 잘 보여지면서도 현재 서울의 모습이 어우러지고 있는 장소"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금 서울을 가장 잘 포착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인 셈이다.

이렇듯 서울패션위크의 첫 날은 2015년 현재 서울 고유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여러 굵직한 디자이너의 풍성한 향연으로 빚어졌다. 여러모로 기록될 만한 올해 가을의 서울패션위크는 남은 축제의 기간을 어떻게 채워나갈까?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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