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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처럼 끊임 없이 진화하는 예능. '재미'에 뭉클한 '감동'을 가미한 결합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큐적 요소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
프로그램은 독특하게 시작됐다. 멤버들은 본격적인 촬영 전 문진표를 작성하고 건강 검진을 받았다. 그들이 받아든 결과표는 충격적이었다. '시한부 인생'이었던 것. 다행히 시한부는 수명은 아니었다. 바로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었다. 평소 생활습관으로 미뤄볼 때 멤버 모두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이 단 6개월도 채 안 남았다는 통보. 충격을 받은 멤버들은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한 사람'에 대한 질문에 각각 아들, 아버지, 어머니라고 답했다. 위대한 유산을 찾는 여정은 이렇게 시작됐다.
자폐증을 갖고 있는 아들과 15년 만에 처음으로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된 김태원은 "(아들이) 말을 안 듣고 혼자 길거리를 다니고 그럴 때 걱정만 했지 안아주질 못했다. 그래서 미워했던 때가 있었다. 엄마에게 모든 걸 떠맡기는 다소 비겁한, 자신에게 용기가 없던 아빠였다. 그게 너무 미안하고, 이제는 갚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는 고백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음을 열지 못했던 부자는 끊임없는 스킨십과 '음악'이란 공통 관심사를 통해 소통의 길을 열었다. 드럼에 재능이 있는 아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하고 싶었던 김태원은 아들과 함께 완벽한 화음은 아니지만, 완벽한 부자 소통의 협연 무대를 완성해 내며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보미는 부모님의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체험을 한다. "가게를 한 번도 닫은 적이 없다"는 부모님께 특별 휴가를 선사하고 보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어 엄마와 중국집에 마주 앉은 보미는 처음으로 힘들었던 엄마의 지난 세월 이야기를 듣는다. 한 번도 힘들다고 말한 적이 없었던 엄마는 월세로 장사를 시작했고, 한 때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쫓겨나 우울증까지 왔었다고 털어놓는다. "돈도 싫고 (여기저기) 다니는 것도 싫다. 고향 같은 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냐"고 말하는 엄마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위대한 유산'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얼마나 남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서로에게 무엇을 남기고 싶습니까"라는 메시지로 마무리됐다. 부모와 자식 간 진정한 소통의 중요성과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 프로그램. 온 가족이 모여 앉은 추석 연휴에 탄생한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한편, '위대한 유산'은 전국 시청률 6.8%(수도권 7.6%, 닐스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경쟁한 KBS 2TV '전무후무 전현무쇼'(전국 4.5%, 수도권 4.1%)에 판정승을 거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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