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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불타는 청춘', 중년의 싱글들 어떻게 火夜 장악했나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5-09-23 09:34


SBS '불타는 청춘' <사진제공=SBS>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SBS '불타는 청춘'은 하루가 멀다 하고 판도가 바뀌는 예능계에서 고수의 향기를 풍기는 예능이다.

'싱글중년 친구찾기'라는 수식어를 내 건 이 예능은 중견의 스타들이 자연스럽게 알아가며 진정한 친구가 돼가는 과정을 리얼하게 담아내며 조용히 화요일 밤을 장악했다.

지난 22일 방송분은 5.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 지난 방송의 4.4%에 비해 1.4%P 상승한 수치를 나타내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불타는 청춘'은 화요일로 편성을 옮긴 뒤 조금 주춤하기도 했으나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며 더욱 세진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불타는 청춘'은 조용하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중년의 시청자들에게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오랜시간 안방을 장악해 온 장수 예능들은 대부분이 중년층들의 사랑을 받았던 예능. 시청률을 좌우하는 핵심 권력층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니 '불타는 청춘'의 앞길도 환해 보인다.

'불타는 청춘'는 알고보면 '룸메이트'의 사촌 동생쯤이 된다. '강심장'과 '룸메이트' 등을 기획 연출한 박상혁 PD는 '룸메이트'의 중년 버전으로 '불타는 청춘'을 처음 그려내개 됐다. '룸메이트' 연출 경험에서 비롯된 생각들을 보완하고 바꿔보기도 하며 탄생한 것.

'룸메이트' 속 아기자기한 공동하우스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고정된 장소 보다는 다양한 배경을 담을 수 있는 여행 콘셉트로 바꿨다. 세대 간 구성 다양하게 하니 더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 내기 힘들었다. 동년배들끼리 모아 서로 공감있는 대화가 가능하도록 바꾸면서 '불타는 청춘'은 완전히 다른 매력을 지닌 프로그램이 됐다.

'불타는 청춘'은 또한 중년의 싱글들을 통해 청춘의 의미를 재정의 하고 있다. 거침없고 꾸밈없는 '열정', 시청자들과 추억을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공감', 서로에게 열린 마음으로 형성된 '썸' 등은 '불타는 청춘'의 관전 포인트이자, 이들이 '청춘'임을 증명하는 요소다.

김국진, 강수지, 김완선, 김도균, 양금석, 이덕진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왕년의 스타들이 중년의 연륜에서 비롯된 솔직함과 재치있는 입담을 펼쳐내며 화요일 밤을 화끈하게 달군다. 때로 '39금' 수위를 넘나드는 거침없고 꾸밈없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모이기만 하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말뚝박기', '369 게임', '꼬리잡기', '고무줄 놀이' 등 어린 시절 누구나 즐겼을 법한 추억의 놀이들이 대거 등장해 향수를 자극한다.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추억을 공유하고, 출연진도 몰입하도록 하기 위해 이곳 저곳 발품을 팔아 복고풍 소품으로 촬영지를 장식하기도 한다.

애초 짝짓기 콘셉트를 의도하지 않았으나, 청춘이란 것이 그러하듯이 남녀가 모이면 오묘한 감정이 흐르는 것이 인지상정. '불타는 청춘'들도 다르지 않아 싱글 남녀가 함께 추억을 찾아 여행을 다니다보니 자연스럽운 '기류'라는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들의 썸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 여행지에서 낭만을 즐기며 '마음 가는대로' 형성된 것이다 보니, 시청자들의 거부감은 덜고 방송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특히 '치와와 커플' 강수지-김국진, '해바라기 커플' 김도균-양금석 등은 때론 친구 같고 때론 연인 같은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응원을 모으기에 이르렀다.

'불타는 청춘'의 박상혁 PD는 출연자 조건에 대해 "40대 후반에서 50대 사이의 싱글 남녀라고 이야기하면서, 아직도 사랑이나 꿈에 있어 많은 가능성을 두고 있는 열린 마음의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전히 무수한 가능성을 품은 중년들이 한 자리에 모였으니 어찌 뜨겁지 않을 수 있을까. 이미 자신의 영역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면서, 또한 새로운 도전을 꿈구는 중년의 청춘들이기에 남다른 여유, 깊이가 다른 웃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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