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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불암 "김상순까지… 네 명 동지 잃은 내가 죄인"

이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5-08-26 10:30 | 최종수정 2015-08-26 10:36


최불암. 사진=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네 명을 앞세웠잖아. 미안하고 면목이 없어."

배우 최불암이 '수사반장'의 마지막 동료 김상순의 비보에 가슴 깊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장탄식을 내뱉었다.

지난 25일 원로배우 김상순이 폐암으로 투병중에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수사반장' 팀에서 생존한 마지막 형사였다.

1978년 김호정이 지주막파열 진단 이후 별세했고, 그를 대신해 '수사반장'에 투입됐던 故남성훈도 2002년 다발성 신경계 위축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2012년에는 故조경환 간암 투병 중이던 사망소식이 전해졌다. 이어 25일에는 故김상순의 비보가 전해지며 그들을 이끌었던 '반장' 최불암만이 남았다.

최불암은 26일 스포츠조선에 "김상순 마저 보내야하는 심정이 보통 불편한게 아니야. 네 명을 앞서 보냈잖아. 내가 죄가 있어 이런가 싶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의 폐암 투병에 대해서 알지 못했기에 더더욱 마음이 쓰였다.

"수사반장 때도 술 담배 안하던 사람이어서 폐암도 몰랐어. 최근 통화에서도 내색도 안하더라. '다리가 아프다'고 한 번 보자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대화였어."

그가 기억하는 '수사반장'의 김상순은 섬세하고 수수한 배우였다.


"KBS 3기생으로 방송 역사의 산 증인이야. 나이도 경력도 선배야. 형사는 여러 종류잖아. 과학적 증거를 갖고 하는 베테랑 형사나 지능적인 치밀한 형사. 김상순은 서민을 대표하는 동네 이장같은 형사였어. 동네 개 까지도 다 기억하는. 김상순이 다리가 아팠다는 건 정말 바지런한 사람이라서 그래. 여기저기 많이 걷고 성실한 사람."

이날 오전 잡힌 방송 녹음 스케줄 후 빈소를 찾을 최불암은 고인과 어떤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싶을까.

"이승에서 못한 걸 저승에서 하자고 말하고 싶어. 네 명 모두를 지켜주지 못한 것 같고, 관리해 주지 못한 것 같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커."

연극 배우 출신인 김상순은 MBC 라디오 성우를 거쳐 1971년 인기 드라마 '수사반장'에 출연, 높은 인기를 누렸다. 당시 주인공 박 반장 역의 '국민배우' 최불암, 구수한 시골형사 역의 김상순, 넉살 좋은 조 형사 역의 조경환 등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들은 국내 패션계에 가죽점퍼와 트렌치코트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김상순은 '수사반장' 이후 KBS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 출연했고, 2006년에는 SBS '연개소문'에서 고구려 장수 고연수 역을 맡았다.

한편 고 김상순이 가족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모두 건강해라"였다고 한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7일. 장지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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