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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 송윤아 전지현, 수트가 섹시함을 만든다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5-08-17 08:11


언니들이 강해졌다. 최근 스크린 및 안방으로 돌아온 3040 여배우들이 남자배우 못지 않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무장했다. 극중 배역이 남자 배우들의 들러리에 불과했던 과거와 달리, 각 작품 속 중추 역할을 맡아 극 전체를 진두지휘 하고 있다. 수동적인 민폐녀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임하는 캐릭터들이다. 강도 높은 액션 신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같은 변화는 스타일로도 도드라진다.


시스루 포인트의 블랙 매니쉬룩을 선보인 김희애.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7.29
SBS 드라마 '미세스 캅'에서 노련한 강력계 팀장 역을 맡은 김희애는 극중에서도 모노톤 티셔츠와 팬츠 등 역할과 어울리는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지만, 드라마 제작보고회 현장에서도 매니쉬룩을 완성시켰다. 제작보고회에서 김희애는 블랙 시스루 이너에 슬림한 실루엣의 블레이저를 소화했다. 시스루 포인트와 와이드 팬츠가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미세스 캅' 이전 그녀가 공식행사를 통해 주로 보여준 원피스룩과 비교하면 이날의 스타일링은 확연한 매니쉬룩으로의 변화였다.


드라마 속에서 수트를 소화한 송윤아
KBS 드라마 '어셈블리'로 돌아온 송윤아는 국회의원 보좌관 역에 맞는 재킷과 블라우스, 원피스 룩을 선보이는데,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기 보다 톤 다운 된 컬러를 활용해 전문직에 맞는 카리스마를 연출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에 송윤아의 스타일은 '젠틀우먼 룩'으로 불리며 화제다.사진 속 화이트 셔츠와 블랙 컬러의 더블 재킷, 팬츠를 매치한 블랙 앤 화이트 수트 스타일링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젠틀우먼 룩'의 한 예다.


영화 '암살'의 암살의 밤 레드카펫' 행사에서 도트 패턴 수트를 소화한 전지현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7.07/
전지현의 스타일링에서도 최근 매니쉬한 분위기로의 변화가 감지된다. 영화 '암살' 개봉 전후로 참석한 공식 석상에서 그녀가 선보인 룩은 지금까지 보여준 스타일링과는 거리가 있다. '암살' 제작보고회 당시에는 프레피 룩을 연상시키는 포인트의 네이비&화이트 재킷을 입었다. 타이까지 매치해 매니쉬한 분위기를 더욱 살렸다. 쇼케이스 때에는 슬림한 실루엣의 도트 패턴 수트에 역시 블랙 타이를 매치했다. '암살' 시사회에서 역시 그녀는 올 블랙 롱 드레스에 블랙앤화이트 클러치를 매치했다. 극중 캐릭터 독립군 출신 저격수다운 카리스마와도 잘 어울린다는 반응을 얻었으며, '전지현의 스타일이 확실히 변화됐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여배우들의 이 같은 변화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국내에서 '수트의 강자'로 통하는 정두영 디자이너는 "요즘 세계 패션 트렌드는 성별과 나이의 구별이 없어지는 경향이 강세다. 여성복에서 보이프렌드 핏이나 메니시 룩이 유행인 이유도 바로 그런 경향 탓이다. 여성 모델이 매니시 수트를 입고 컬렉션 런웨이에 나오고, 셀럽들도 앞다투어 남성 수트를 입고 나온다"라며 세계적 흐름을 설명했다. 그는 "여성 수트 착장의 특징은 수트의 허리 라인이 들어간 딱 떨어지는 실루엣과 남성스러운 테일러링이 믹스매치하면서 드러나는 시크함과 도발적 감성의 섹시함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애, 송윤아, 전지현 등 최근 수트 패션을 선보이는 여성들 역시 매니쉬 섹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여배우들의 수트 착장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정두영 디자이너의 조언에 귀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 정 디자이너는 "여성 수트 착장은 말 그대로 딱 떨어지는 실루엣이 중요하다. 또 남성스러움과 섹시함이 교차되는 이너와 수트의 믹스 매치도 중요하다"며 "만약 처음 수트 착장에 도전하는 여성이라면 '맨인블랙', 즉 '올 블랙'을 추천한다. 그 다음 단계로는 시크(Chic)함을 보여줄 수 있는 모노톤 계열 색상의 스타일링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올 상반기에는 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로 유명한 '영화 '킹스맨' 속 잘 차려입은 남자들의 수트핏이 화제였다. 뒤를 이어 하반기에는 여배우들의 수트 스타일링이 대세다. 영화 속 완벽한 수트를 입은 영국 남자의 섹시함에 열광했던 여자들, 이제 그들이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섹시한 수트에 도전해 볼 때다. 남녀 관계 없이 '수트가 섹시함을 만드니까'.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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