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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판타스틱4' 리얼리티는 '배트맨'으로 족한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8-17 13:23



[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판타스틱4'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조쉬 트랭크 / 주연 마일즈 텔러, 케이트 마라, 제이미 벨, 마이클 B. 조던 /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 / 개봉 2015년 8월 20일

마블 팬으로서 미국의 유력 영화비평사이트 '로튼 토마토'가 100점 만점에 8점을 줬다는 것은 그리 중요한 사실이 아니었다. 원작에서는 '어벤져스'에 포함돼 있는 캐릭터들인데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꽤 인상적으로 본 기자 입장에서는 10년만에 리부트된
'판타스틱4'를 보지 않고 넘어갈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판타스틱4'는 8점이라는 저조한 점수를 받을만큼 굉장히 수준이 낮거나 조악한 작품은 아니었다. 나름 슈퍼히어로를 조금이라도 더 현실적으로 만들고자한 감독의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 노력은 마블 히어로에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시리즈를 돋보이게 만든 것은 물론 리얼리티였다. 하지만 그것은 태생부터 인간적이고 우울한 그리고 현실적인 DC의 '배트맨'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블의 '아이언맨'이 '내가 왜 사람들을 구해야하지?' '아이언맨 수트를 어떻게 업그레이드 시키지?'라는 고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면 대중들은 '아이언맨'을 외면했을지 모른다. 대중이
'판타스틱4'에 요구하는 것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판타스틱4'는 끝까지 고민으로 가득 차 있다. 관객들은 '언제쯤 판타스틱4가 활약을 펼칠까'를 계속 기다려야했다. 그러다 나타난 빌런으로 인해 멤버들은 고민을 해결하지도 못한 채 갑자기 그리고 억지로 뭉쳐야했다.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역시 빌런이었다. 멤버들과 힘을 합쳐 연구를 하던 닥터둠은 별다른 이유없이 악당으로 변한다.
'판타스틱4'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렇게 설득력있게 그리려던 감독은 왠지 닥터둠의 변신에는 그리 힘을 쏟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판타스틱4'는 후속작을 위한 잘만든 예고편처럼 보인다.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놓지 못하고 여러 궁금증만 남긴 채 끝을 맺어버린 셈이다.

엑스맨 시리즈의 성공으로 폭스가
'판타스틱4'에도 미련이 남기는 하겠지만 과감하게 '마블'과 콜라보레이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소니가 '스파이더맨'을 마블과 함께 하기로 결정한 후 벌써부터 마블의 '스파이더맨'을 기다리는 팬들이 늘어난 것은 괜한 현상이 아니다. 마블 히어로를 가장 잘 아는 것은 마블이 아닐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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