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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지난 5일 방송된 '복면가왕'에서는 클레오파트라가 신흥 도전자 '내 칼을 받아라 낭만자객'을 꺾고, 또 한 번 가왕의 자리를 지켰다. 이로써 그는 4~7대까지 4연속 가왕에 오르는 신기록을 세웠다. 표차이 또한 84대16으로 압도적이었다. 그는 이미 6대 가왕 선발전에서 88표를 획득하며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재미있는 점은 판정단을 비롯해 시청자들까지도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를 한 가수를 유력하게 지목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복면을 방어했다는 점이다. 인터넷 상에서는 과거에 불렀던 노래나 체형, 습관 등에 근거해 이미 클레오파트라의 정체가 특정 가수로 기정사실화된 듯한 분위기다. 그럼에도 클레오파트라는 4번 연속 가왕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클레오파트라를 통해 새롭게 '복면가왕'의 매력이 새롭게 드러났다. 가왕의 정체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다음 무대에 대한 기대가 꺾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시청자들에게는 그의 정체가 누구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그의 정체와 관계 없이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클레오파트라의 다음 무대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클레오파트라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부터 노을의 '만약에 말야', 임재범의 '이 밤이 지나면', 바비킴의 '사랑 그 놈', 부활의 '사랑할수록'까지 매번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그 한계를 알 수없는 무대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곡에 맞춰 목소리마저도 자유자재로 변조시키며 보는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쯤되니 시청자들은 다음 무대가 기대되고 궁금해서라도 그를 보내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최근 7대 가왕에 등극한 클레오파트라는 "다음 무대는 제가 전혀 해보지 않은 장르에 도전할꺼다. 프로그램을 위해서라면 이 한 몸 던질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근데 그 것 마저 잘해"라는 윤일상의 우스갯소리가 그저 농담으로만 들리지는 않는다.
이처럼 '복면가왕'은 정체를 추리하고 맞히는 재미 뿐 아니라, 기존의 가수에서 전혀 새로운 모습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목소리가 널리 알려진 유명 가수들은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일부러 목소리를 변조하거나, 새로운 장르의 음악으로 반전을 줄 수밖에 없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무대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클레오파트라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스스로도 전혀 해본 적 없는 장르에 도전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클레오파트라가 시청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 가수가 아닐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더없는 반전이자 재조명의 기회가 될 것이기에 '복면가왕'으로서는 득이 될 결과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가 예상대로라고 하더라도 이미 '복면가왕' 무대를 통해 놀라운 변신을 보여줬기에, 프로그램이나 가수 양쪽 모두에 해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유력하게 손꼽히는 그 가수의 다양한 목소리에 놀라고 있다. 추리와 음악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시청률도 신개념 음악쇼로서 '복면가왕'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만약 추리 자체에만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렸다면 클레오파트라가 4회 연속으로 왕좌를 꿰차는 동안 시청률이 하락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복면가왕'은 지난달 14일 방송된 11회가 10.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데 이어 12회가 11.6%, 13회 12.1%, 14회 13.1%로 4회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복면가수들의 정체에만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린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가면을 쓰자 신기하게도 그의 더욱 다양한 얼굴이 보인다. 가면 하나로 가수는 이제껏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무대에 도전할 용기를 얻었고, 시청자들은 마치 처음보는 것처럼 그의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이 가면이 또 어떤 마술을 부릴지, '복면가왕'의 진화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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