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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플러스 '패션왕 비밀의 상자'(이하 패션왕)의 마지막 촬영은 지난 27일 서울 상암동 SBS에서 진행됐다. '패션왕'이 진행되던 지난 2달. 한중 양국 패션인들은 2주에 한 번씩 이곳에서 만나 각 미션의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그렇지만 성적보다는 서로를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는 자리에 의의를 두었다. 언어의 장벽은 있었으나, 통역사들에게 의존해야했던 초반과 달리 시간이 흐르자 서로에 대한 호감도 서툴게나마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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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우승보다는) 한중 우호관계에 기여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패션 교류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도 우리가 교량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왕: 그래도 난 무엇보다 장츠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마지막 미션은 각 나라의 특색을 담는 것이었다. 그런데 장 디자이너의 우승 의상은 한국과 중국을 모두 다 담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장: 미션을 받자마자 현 시대 중국의 특징과 중국 문화를 표현하고 싶었다. 21세기 변화된 중국을 표현하고 싶었고 그 가운데 한중의 우호적인 관계를 표현하고 싶었기에 이를 결합해서 보여준 것이다.
-또 장츠 디자이너의 마지막 의상은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를 전면으로 내세워, 기존의 이 문구가 가진 이미지를 전복시킨 것 같다. 중국의 자부심으로 결부시킨 것으로 보인다.
장: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왕 선생과 메이드인 차이나의 이미지를 바꾸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패션왕'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들려준다면.
장: 옆에 계신 왕 선생님이 하신다고 해서 했다. 하하.
왕: 장츠가 패션왕이 되고 싶어 했는데 이루어진 것 같다. 내가 참여한 이유는, 무엇보다 한국과 교류를 하고 싶었고 잠깐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
장: '패션왕' 덕분에 한국 패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고, 한국에 올 때마다 현 시대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디자이너들이 서바이벌 코너에 들어가서 대중의 평가를 직설적으로 받는다는 포맷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패션왕'의 경우, 국가 대결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더 컸을 것이다.
왕: 부담이 컸다. 한국 디자이너들이 중국에 진출하게 되는 것에서도 부담을 느꼈다. 그렇지만 동시에 매우 즐거운 작업이었다.
-방송을 통해 대결하게 된 한국 디자이너에 대한 소감은?
왕: 한국의 특징은 '서유기'의 손오공 같다는 것이다. 어떻게 매번 바뀔 수 있는게 신기했다. 의상에 있어 트랜스폼(transform을 어떻게 저렇게 많이 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장: 리버시블(reversible)한 한국 의상 덕분에 기능성 옷에 대해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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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중문화 측면에서 한국이 중국을 앞서나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았고, 리버시블이 앞으로의 하나의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왕: 기존에도 옷의 기능성이나 매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한국처럼 이렇게 변경시킬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렇게 양면으로 뒤집어 입는 옷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어려운 경제 위기 탓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 중국 부자들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실은 중국에도 검소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중국도 이런 의상이 유행할 것이라 본다.
- 한국에 와서 한국 패션인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할 계획은 없나?
장: 항상 그런 교류를 생각했다. 특히 패션, 브랜드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한국 대중 문화는 중국보다 앞서 있기에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산업에서는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왕: 그런데 장츠도 중국에서 완전 연예인이다. 하하. 나의 경우는 1993 년부터 한국에 아는 지인이 있는데 그분과 오랜 시간 교류를 해왔고 협력 중이다.
-한국 패션계에 대해서는 어떤 인상을 받았다.
왕: 마케팅 전략을 잘 짜는 것 같다. 또 한국의 경우,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는 것 같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중국만큼 까다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대신 실질적인 측면이 강하고, 한 눈에 사람을 사로잡는 것을 잘 한다. 반면, 중국은 오랜 시간을 들여 정교하게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
장:한국은 대중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캐치한다. 패스트 패션이 발달한 것도 그 때문인 듯 하다. 그 부분은 이번에 많이 배웠다. 또 한 편, 한국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필요하다. 결국 한중 양국은 서로가 필요하다.
-'패션왕'을 계기로 한중 양국 교류의 물꼬를 텄다. 그럼에도 아직 양국이 서로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장: 언어가 제일 큰 문제다. 언어만 좀 통한다면 (양국간 교류가) 굉장히 빠르게 추진 될 수 있을 것 같다.
-늘 인이어를 착용하고 촬영하더라. 언어가 다른 사람들끼리 긴 시간 촬영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
장: 예전엔 언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프로를 통해 그 문제를 좀 느꼈다. 그렇지만 해결 방법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영어를 하는 김종국과는 친해졌다.
-시즌2가 나오면 출연할 것인가?
왕: 재밌을 것 같다. 한중 교류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좋다. 하지만 시즌2는 중국에서 촬영했으면 좋겠다
장: 동의한다.
왕: 한국에서는 홀수 시즌을 촬영하고, 중국에서는 짝수시즌을 촬영하면 된다. 한국 사람들도 중국을 좀 느껴봐야지 않겠나. 하하.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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