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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왕' 中 디자이너 장츠·왕위타오 "한국과 중국은 서로가 필요한 존재"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5-07-06 06:06


디자이너 장츠(왼)와 왕위타오 (사진제공=SBS 플러스)

SBS 플러스 '패션왕 비밀의 상자'(이하 패션왕)의 마지막 촬영은 지난 27일 서울 상암동 SBS에서 진행됐다. '패션왕'이 진행되던 지난 2달. 한중 양국 패션인들은 2주에 한 번씩 이곳에서 만나 각 미션의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그렇지만 성적보다는 서로를 조금이나마 더 알 수 있는 자리에 의의를 두었다. 언어의 장벽은 있었으나, 통역사들에게 의존해야했던 초반과 달리 시간이 흐르자 서로에 대한 호감도 서툴게나마 전하기도 했다.

오후 6시 마지막 촬영이 모두 끝난 직후, 한중 양국 패션인들은 대기실에서 다시 모였다. 마지막 결과를 통보받기 직전의 긴장은 사라지고, 이별에 대한 뜨끈한 아쉬움만이 감돌았다.

그 가운데, 중국의 장츠와 왕위타오 디자이너를 만났다. 26일 한국으로 귀국해 28일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두 사람은 남은 시간 한국의 이태원 거리를 돌아볼 것이라며 시즌2에서도 꼭 다시 만났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장츠(왼)와 그의 파트너, 장량
-일단 장츠 디자이너의 우승 축하드린다.

장: (우승보다는) 한중 우호관계에 기여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패션 교류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도 우리가 교량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왕: 그래도 난 무엇보다 장츠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마지막 미션은 각 나라의 특색을 담는 것이었다. 그런데 장 디자이너의 우승 의상은 한국과 중국을 모두 다 담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장: 미션을 받자마자 현 시대 중국의 특징과 중국 문화를 표현하고 싶었다. 21세기 변화된 중국을 표현하고 싶었고 그 가운데 한중의 우호적인 관계를 표현하고 싶었기에 이를 결합해서 보여준 것이다.

-또 장츠 디자이너의 마지막 의상은 메이드인 차이나(Made in China)를 전면으로 내세워, 기존의 이 문구가 가진 이미지를 전복시킨 것 같다. 중국의 자부심으로 결부시킨 것으로 보인다.

장: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왕 선생과 메이드인 차이나의 이미지를 바꾸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패션왕'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들려준다면.

장: 옆에 계신 왕 선생님이 하신다고 해서 했다. 하하.

왕: 장츠가 패션왕이 되고 싶어 했는데 이루어진 것 같다. 내가 참여한 이유는, 무엇보다 한국과 교류를 하고 싶었고 잠깐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

장: '패션왕' 덕분에 한국 패션 문화를 이해할 수 있었고, 한국에 올 때마다 현 시대 한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디자이너들이 서바이벌 코너에 들어가서 대중의 평가를 직설적으로 받는다는 포맷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패션왕'의 경우, 국가 대결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더 컸을 것이다.

왕: 부담이 컸다. 한국 디자이너들이 중국에 진출하게 되는 것에서도 부담을 느꼈다. 그렇지만 동시에 매우 즐거운 작업이었다.

-방송을 통해 대결하게 된 한국 디자이너에 대한 소감은?

왕: 한국의 특징은 '서유기'의 손오공 같다는 것이다. 어떻게 매번 바뀔 수 있는게 신기했다. 의상에 있어 트랜스폼(transform을 어떻게 저렇게 많이 할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장: 리버시블(reversible)한 한국 의상 덕분에 기능성 옷에 대해 많이 배웠다.


류옌(왼)과 디자이너 왕위타오
-한국 패션의 특색이 있는 것처럼 중국도 중국만의 특색이 있다. 이번 '패션왕'을 통해 서로 다른 디자이너끼리 어떤 영항을 주고 받은 것 같나?

장: 대중문화 측면에서 한국이 중국을 앞서나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았고, 리버시블이 앞으로의 하나의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왕: 기존에도 옷의 기능성이나 매칭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한국처럼 이렇게 변경시킬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렇게 양면으로 뒤집어 입는 옷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어려운 경제 위기 탓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 중국 부자들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실은 중국에도 검소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중국도 이런 의상이 유행할 것이라 본다.

- 한국에 와서 한국 패션인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할 계획은 없나?

장: 항상 그런 교류를 생각했다. 특히 패션, 브랜드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한국 대중 문화는 중국보다 앞서 있기에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는 산업에서는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왕: 그런데 장츠도 중국에서 완전 연예인이다. 하하. 나의 경우는 1993 년부터 한국에 아는 지인이 있는데 그분과 오랜 시간 교류를 해왔고 협력 중이다.



-한국 패션계에 대해서는 어떤 인상을 받았다.

왕: 마케팅 전략을 잘 짜는 것 같다. 또 한국의 경우, 정교함은 다소 떨어지는 것 같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중국만큼 까다롭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대신 실질적인 측면이 강하고, 한 눈에 사람을 사로잡는 것을 잘 한다. 반면, 중국은 오랜 시간을 들여 정교하게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

장:한국은 대중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캐치한다. 패스트 패션이 발달한 것도 그 때문인 듯 하다. 그 부분은 이번에 많이 배웠다. 또 한 편, 한국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필요하다. 결국 한중 양국은 서로가 필요하다.

-'패션왕'을 계기로 한중 양국 교류의 물꼬를 텄다. 그럼에도 아직 양국이 서로 오해를 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나.

장: 언어가 제일 큰 문제다. 언어만 좀 통한다면 (양국간 교류가) 굉장히 빠르게 추진 될 수 있을 것 같다.

-늘 인이어를 착용하고 촬영하더라. 언어가 다른 사람들끼리 긴 시간 촬영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

장: 예전엔 언어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프로를 통해 그 문제를 좀 느꼈다. 그렇지만 해결 방법은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영어를 하는 김종국과는 친해졌다.

-시즌2가 나오면 출연할 것인가?

왕: 재밌을 것 같다. 한중 교류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좋다. 하지만 시즌2는 중국에서 촬영했으면 좋겠다

장: 동의한다.

왕: 한국에서는 홀수 시즌을 촬영하고, 중국에서는 짝수시즌을 촬영하면 된다. 한국 사람들도 중국을 좀 느껴봐야지 않겠나. 하하.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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