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카루스'와 함께한 나의 MMORPG 불감증 해소기 -5편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5-06-19 17:57



대형 가오리 펠로우를 타고 도착한 곳은 하카니스 대해라는 지역. 탁 트인 것이 지금까지 접해온 곳들에 비해 생소한 모습이었다. 부유섬들이 사방에 떠있고 바닥에는 대해라는 말에 걸맞게 물이 깔려 있었지만 해변이라 부를만한 지형도 거의 없고 여러모로 웅장하고 신비로워 보였다. 헌데 맵이 이렇게 커서야 참 이동하느라 바쁘겠다 싶었다.


호기심에 들어가 본 아무것도 없는 물속이 왠지 무서웠다
전초 기지를 세우고 있는 신룡기사단을 돕는 것이 이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었는데 이를 방해하며 대립 중인 스칸 공적단들을 처치하는 것도 도맡았다. 이들은 공중 펠로우를 타고 있는 경우가 많아 피치 못하게 공중 전투를 벌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러운 공중 전투를 유도하기 위해서인지 공중 몬스터들의 활 공격 취약 속성이 눈에 띄었다.

또 공중 몬스터들이 발사하는 미사일형 원거리 공격들은 회피가 가능해서 한 편으로는 슈팅게임을 하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지상의 몬스터도 이런 식으로 안전하게 제거가 가능하지 않을까 공격을 시도해 봤지만 명중률이 대폭 하락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일정 고도를 벗어나게 되면 큰 패널티를 얻게 되는 것으로 보였다.


다행이 황금 라이쿠의 최대고도가 상당히 높고 비행 펠로우 치고는 기력도 넉넉하여 아주 유용하게 사용했다. 그래도 한 마리의 펠로우 만으로는 장기적인 플레이가 어려울 것 같아 근처를 배회하는 아라이크라는 일반 비행 펠로우도 길들여 사용하게 됐다.

꽤 높은 고도에 분포되어 있어 대해 지역에 오기 직전에 퀘스트를 통해 얻은 아로트만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낮은 최대고도 때문에 이조차도 길들이기가 어려웠을 듯 했다. 신규 유저 혜택을 받은 나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였다면 이 지역에 오기 전에 미리 쓸 만한 비행 펠로우를 확보를 해놓는 것이 진행을 한 결 수월하게 하는 방안이 되었을 것이다.


신룡기사단을 돕다보니 지역의 중앙에 있는 바엘리스 요새에 도달하게 되었는데 (설정상)크로우가 한 발 일찍 도착하여 있었고 어김없이 나에게 많은 임무를 하달하였다. 공적단이 점령하고 있는 우트란 부유섬에서 거대 석궁을 파괴하고 셰도우클랜 단원의 첩보를 전달받는 등 (항상 본인들이 안하고 왜 날 시키는지), 크로우가 몸소 행차할 정도라니 그 중대성이 상당한가 보다.

여담으로 요새에 있는 연합전령 NPC를 통해 연합 전쟁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많은 정보가 입력되어 있지는 않아서 일종의 길드전이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었는데 여전히 솔로잉으로 일관하고 있는 나로서는 다수의 유저와 함께하는 콘텐츠는 아주 요원할 뿐이었다. 이카루스는 성인 이용가 게임이니 길드활동이 다른 게임보다 더 눈높이에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온갖 처치 퀘스트에 여념이 없는 와중에 투칸이라는 거인족에게서 공주의 수정구를 얻을 수 있었다. 그를 통해 드디어 공주의 소재를 알게 되어 플레이어 캐릭터는 다급히 제넨이라는 추락한 요새로 보내지게 된다.


제넨에 도착하자마자 이투드렌이라는 거대한 폭풍의용을 만났는데 배경 이야기는 잘 기억 안 나지만 일단 크로우가 때려잡으라고 했던 걸로 기억하고는 냉큼 공격을 시도했다. 크기부터 위압적이고 영웅 등급인데다가 공중몬스터인 까닭에 제약이 상당히 많은 전투였는데 다행히 회피가 가능한 공격을 해왔기 때문에 이리저리 기동을 하며 꽤 시간을 들이니 처치가 가능했다.

펠로우의 기력이 아주 넉넉하지 않았다면 어려움이 많았을 거다. 아니나 다를까 이투드렌을 솔로로 공략하다 자원 관리가 안 되어 빈사상태에 이르렀던 한 어쌔씬 유저분을 발견해 기적의 어시스트로 사망을 면하게 했던 상황도 있었다.


필드 몬스터가 다른 게임 끝판왕급 비주얼의 공격을...
신전 안으로 들어가니 론도와 그 하수인, 그리고 의식 중인 공주가 이내 보였다. 론도와 전투를 벌였지만 왜인지 론도의 체력은 좀처럼 깎이지 않았고, 플레이어 캐릭터가 점점 핀치에 몰리는 그 찰나 컷인이 나오며 크로우가 영화처럼 난입하였다. 하지만 론도는 본인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공주의 목숨도 온전치 않다는 얘기를 하고, 결국 크로우와 플레이어는 또 다시 론도와 공주를 놓칠 수밖에 없었다.



근데 앞은 보이세요?


공주 찾아 삼만리는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가, 이 쯤 되면 보상으로 결혼이라도 시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 뭐 보나마나 무슨 칭호나 주고 말겠지. 어쨌든 지역을 옮겨오니 공중 펠로우의 중요도가 대폭 상승하며 플레이에 좀 더 이카루스 다운 구색을 갖춰가는 것을 느꼈다.

소개 스크린샷에서나 보던 보스 레이드가 어떤 것일지 이투드렌을 통해 조금 예상해볼 수도 있었고, 슬슬 솔로잉은 버거워지고 초기 콘텐츠 구역과는 다르게 유저들의 존재가 조금씩 의식되기 시작한 이 시점, 내가 그리던 긴장감 넘치는 플레이가 머지않았다는 기분이 조금은 들었다.


이쯤되면 민폐다
이한밀 게임인사이트 객원기자(ginspress@gmail.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