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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케일' VS 충무로 '아이디어', 올여름 스크리 승자는?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6-09 06:07



매년 여름은 영화시장 최대 격전지다. 극장을 찾는 관객수가 가장 많은 시기인 만큼 수많은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져 나오고 그 가운데 흥행과 실패가 갈린다. 지난 해에는 초반 '겨울왕국'으로 할리우드에 내줬던 승기를 여름 '명량'이 1700만 관객을 모으며 되찾아오며 연말 '국제시장'의 흥행까지 이어졌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이미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상황에서 올 여름 시장의 스크린 전쟁은 어떤 양상을 보일까.

할리우드 "스케일이 이정도는 돼야지"

할리우드 시장은 요즘 리메이크 리부트 전쟁 중이다. 올 여름 개봉하는 대부분의 블록버스터가 시리즈물이 아니면 리부트작이다. '쥬라기 월드'는 '쥬라기공원의 후속작,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터미네이터'시리즈의 리부트, '미션임파서블:로그네이션'은 '미션임파서블' 시리즈물이다. 새롭게 보이는 '앤트맨'도 큰 틀에서는 '마블'시리즈다. '판타스틱4'는 리부트작이다.

때문에 전혀 새로운 이야기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스토리로 이뤄져 있다. 이로 인해 할리우드에서 승부처로 내세운 것은 바로 '스케일'이다. '쥬라기월드'는 유전자 조작으로 22년 전 '쥬라기공원'에서 등장했던 공룡보다 더 커진 공룡을 선보일 예정이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그동안 각 시리즈에 등장했던 로봇 인간들을 총 출동시켰다.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연기했던 T-800에서 '터미네이터2'에 등장했던 T-1000, 3편에 등장했던 TX, 그리고 새로운 사이보그인 T-3000까지 총출동해 스케일을 키웠다. 이외에 '미션임파서블'이나 '판타스틱4'도 업그레이드된 스케일로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할 예정이다.


충무로 "소재가 이정돈 돼야지"

제작비로도 경쟁하기 힘든 충무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던졌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극비수사'는 1978년 사주로 유괴된 아이를 찾은 형사와 도사의 33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같은 날 개봉하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은 1938년 경성의 기숙학교에서 사라지는 소녀들을 목격하는 소녀의 이야기로 미스터리 호러를 표방했다. 다음 달 개봉하는 '뷰티인사이드'는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남자 우진과 그가 사랑하게 된 여자 이수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또 '암살'은 1933년 중국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암살작전을 위해 모인 독립군들과 임시정부대원, 그리고 청부살인업자까지 서로 다른 선택과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베테랑'은 베테랑 광역수사대 형사와 재벌 3세의 맞대결을 소재로 삼았고 송승헌 엄정화 주연의 '미쓰 와이프'는 잘 나가는 여변호사 연우가 우연한 사고로 인해 하루아침에 남편과 애 둘 딸린 아줌마로 한 달간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다.

말하자면 할리우드는 스케일로, 충무로는 톡톡 튀는 소재로 올 여름 시장에 뛰어든 것. 한 영화 관계자는 "할리우드가 소재고갈에 허덕이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대부분 리메이크물이나 시리즈물로 여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하지만 결론은 스토리다. '트랜스포머4'의 흥행 실패나 '킹스맨:시크릿에이전트'의 흥행성공을 보면 아무리 스케일이 커도 스토리가 따라오지 못하면 실패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동등한 조건은 아니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한 한국영화도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올 여름 스크린대전의 승자는 누가 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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