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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개그콘서트'가 위기라고 했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4-06 09:08



KBS2 '개그콘서트'에 위기는 없었다.

'개그콘서트'가 활로를 열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가 지난달 22일부터 방송시간을 일요일 오후 8시 45분으로 옮겼다.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밀렸던 '웃찾사'가 상승세를 타고 시간대를 이동하면서 '개그콘서트'의 위기론까지 제기됐다. '웃찾사'가 신규 코너로 무장한채 도전장을 던진 것이 '개그콘서트'에게 위협이 될 것이란 의견이었다. 하지만 '개그콘서트'의 장벽은 높았다.

시청률 추이를 보면 '개그콘서트'는 3월 22일 12.7%(닐슨코리아, 전국기준), 3월 29일 12.7%, 5일 12.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웃찾사'와 방송 시간대가 겹치기 전과 비교하면 시청률이 소폭 하락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큰 차이는 없다. 반면 '웃찾사'는 약간 힘이 빠진 분위기다. '웃찾사'는 3월 22일 5.9%, 3월 29일 6.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5일에는 5.5%의 시청률에 그쳤다. 이는 자체 최저 시청률이다. 여기에 '웃찾사'가 '개그콘서트'보다 조금 앞선 시간대에 방송, 시청자들의 눈길을 먼저 끄는 편법을 사용했다는 점까지 생각한다면 아직 '웃찾사'가 '개그콘서트'를 잡을 것이란 의견은 무리수다. 몇 코너를 '개그콘서트'보다 먼저 선보여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음에도 시청률 하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

더욱이 '개그콘서트'는 고질적으로 지적되던 식상함을 타파하기 위한 개혁에 나섰다. 우선 지난달 2년 2개월 만에 PD를 교체했다. 그동안 지휘봉을 맡았던 김상미PD 대신 '웃음 충전소' 등을 만든 조준희PD가 '개그콘서트'의 선장이 된 것. PD가 바뀌면서 프로그램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런 노력이 바로 5일 새롭게 선보인 두 코너다.


사실 '개그콘서트'는 그동안 '단순 개그에 너무 집중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새 코너는 시청자의 막힌 가슴을 뚫어줄 수 있는 소재를 꺼내들었다.

먼저 유민상 김대성 박영진의 '민상토론'은 풍자 개그다. 풍자 개그는 그 위험성 때문인지 한동안 개그 프로그램에서 멀어졌던 장르다. 하지만 '민상토론'에서는 홍진표 도지사와 문재인 대표, 박근혜 정부, 이명박 대통령의 2800억 원 기업특혜 의혹 등을 대놓고 거론하며 신랄한 풍자에 나섰다. 정치적인 소재를 다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좌파 우파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인데 출연진들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는 한마디도 밝히지 않으며 절묘한 밸런스를 맞추는데도 성공했다. 시청자 반응 역시 뜨거웠다. 시청자들은 '아이디어 기가 막힌다', '감탄스럽다', '통쾌하다'는 등 호응을 보냈다.

김기리 서태훈 김성원 송필근의 'Yes or No' 역시 마찬가지. 'Yes or No'는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일들을 개그로 풀어낸 공감개그다. "등교할 때 실내화 주머니 차면서 간 적 있냐 없냐", "피곤해서 잇몸 부었을 때 사과에 피가 묻어있던 적 있냐 없냐"라는 등 일상의 일들을 노래와 접목해 개그화 시켰다. 시청자들도 '간만에 신선했다' '일요일의 마무리는 웃으며 하고 싶은데 노래와 접목해 흥겹게 코너를 풀어간 게 절묘했던 것 같다'는 등의 의견을 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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