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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질문을 해보겠다.송강호를 긴장하게 하는 배우는 누군가.
'저 배우는 어떻게 하나, 이 배우가 이런 연기를 하네'하는 그런 부분들에 관심은 별로 없다. 다 존중한다. 대중들이 생각하기에 열심히 안 한다는 배우가 있을지라도 그 조차도 존중하는 편이다. 그 배우만의 방법이기 때문에 내 기준의 잣대를 놓고 판단하면 안된다. 그 사람의 잣대고, 존중을 해야 한다.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사실 연기하다보면 상대 배우와 시너지를 줄 수 있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변호인'에서도 송우석이란 인물이 최순애(김영애), 박동호(오달수), 차동영(곽도원) 등 다양한 인물과 얽히지 않나. 그 가운데 탄생한 명장면이 있을 법 한데.
-지난해 스포츠조선이 창간특집으로 '명배우의 조건'이란 설문을 진행한 적이 있다. '명배우의 조건'이 소통이라고 하더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설문에서 현재 최고의 명배우는 남자 배우 중에서는 송강호, 여배우는 전도연이 뽑혔다.
감사하다. 하하. 소통이라는 게 중요하다. 아무래도 내 외모나 어떤 스크린을 통해서 봤을 때 송강호란 배우가 환상이나 로망보다는 현실감을 주는 배우이지 않을까. 소통이란 측면에서 보면 정통적인 영화배우의 로망을 주긴 어렵지 않나. 집 밖에 나가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늘 아저씨같은 사람, 그런 게 소통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나 싶다.
-잘생겼다는 생각 안하나.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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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는 나도 기대가 된다. 지금까지의 그 어떤 배역보다도 기대가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외모적 느낌이나 연기 스타일, 이런 것들이 푸근하고, 친숙하고, 그러다보니까 소시민을 연기해왔던 것 같은데, '사도'에서는 권력자로 등장한다. 그런 변화가 재미 있다. 관객 입장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있을 것 같다. 왕하면 지금까지 반듯하고, 위엄있는 그런 모습들만 쭉 봐오지 않았나. 다른 모습의 왕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도' 이야기를 하면서 눈이 빛난다. 재밌게 촬영했나 보다.
뭐랄까. 힌트를 주자면, 밉상이기도 하고 비호감인 부분도 있지만 아비로서 부정도 있고 부정이 아닌 것도 있고 복잡한 느낌의 영조로 나올 거 같다. 이준익 감독의 '사도'는 익숙한 사도세자 이야기와는 다르게 표현될 것 같다.
-30여 편의 영화에 출여했는데, 일상이 됐을 법한데도 여전히 새 작품을 하면 설레는가보다.
당연하다. 배우는 그 설렘이 없으면 작품 못한다. 설鳴 실망하는 경우도 많지만 설렌다. '사도'도 그런 작품 중 하나다.
-영화 촬영하면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언론시사가 끝나고 일반 시사가 있지 않나. 아무래도 전문가들이 보는 시사까지는 그냥 그런대로 본다. 그 뒤에 일반 시사가 하기 전이 가장 설렌다. 제일 가깝게는 가족이다. 감독이나, 제작자, 기자 분들은 아무래도 전문가들 아닌가.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나한테 거침 없이 말할 수 있는 가족이 볼 때 특히 아내가 진짜 일반인 기준이다. 그 평가를 신뢰한다. 그렇다고 그 평이 나를 좌지우지 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하게 참고할 뿐이다.
-인터뷰를 하면서 연기의 비결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됐다. '관객'인가보다. 모든 관점을 관객의 입장에서 본다는 게 느껴졌다.
영화로 연기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작업이다. 누군가에게 어떤 느낌을 전해준다는 것을 연기한다고 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 관객 입장에서 연기를 하는 게 정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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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