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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토리]'토토가', 우리는 몰랐던 감동의 비하인드 스토리 3가지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4-12-28 15:57 | 최종수정 2014-12-29 05:47



소문난 잔치에 먹거리도 많았다.

27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가 1부 만으로도 대중을 1990년대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빨강-파랑-초록-노랑 등 화려한 원색의 무대 세트를 배경으로 90년대 가요계 스타들이 무대에 서자 40-50대들은 어느덧 당시의 젊은 날로 되돌아 가 있었고, 10대와 20대들은 마치 가수들의 신곡 발표 현장 같은 신선함을 느꼈다. 특히 10대 들에게는 그저 SBS '런닝맨'을 통해 예능인으로 알려졌던 김종국이 모기 같은 마성의 목소리로 화려한 안무를 보여주자 "새로운 발견"이라며 신기해 하기도 했다.

대중의 폭발적 관심을 받은 '토토가'가 27일 방송분에서 감동을 선사한 3가지 장면의 숨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면 1. 18년 만에 다시 뭉친 터보, 당시 의상은 어떻게 준비했나?

'토토가' 첫 무대의 주인공은 터보의 원년 멤버인 김종국과 김정남 이었다. 김종국이야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인만큼 이날 무대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을 것. 하지만 지난 1997년 터보 탈퇴 이후 가요계를 떠나 있었던 김정남의 경우 모든 것이 낯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이번 무대를 앞두고 가장 큰 걱정은 18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의 호흡이었다. 더욱이 김종국은 최근 '몸값'이 폭등해 연습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았던 상황. 김종국의 소속사 관계자는 "막상 두 사람이 뭉쳐보니 예전 히트곡의 안무를 대부분 기억하고 있었다. 따라서 3차례 정도 만나서 집중적으로 춤과 노래 연습을 하고 '무한도전' 무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지난 1995년에 활동했을 당시에 입었던 무대 의상을 김종국이나 김정남 모두 더이상 갖고 있지 않다는 것. 터보하면 바로 떠오르는 알록달록 형광색의 스키복 패션은 이번 무대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라 할 정도로 중요했다.


김종국 측은 "솔직히 무대 의상 때문에 난감했는데 '무한도전' 측에서 예전 활동 자료를 찾아본 뒤 똑같이 제작을 해 줬다. 덕분에 모든 것이 예전 90년대 터보로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면 2. 남자 백댄서가 여장하고 무대에 선 사연은?

두번째로 무대에 오른 '롱다리 미녀' 김현정은 너무 시원해 마치 냉수마찰을 하는 것 같은 라이브 실력과 살살 흔들어도 섹시미가 뚝뚝 떨어지는 파워 넘치는 안무로 단숨에 객석을 장악했다.

특히 '그녀와의 이별'에 이은 '멍'이 불려지는 순간, 유재석을 비롯한 관객과 시청자들은 눈을 비비고 무대를 다시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늘씬한 여성 백댄서들 사이에서 근육질의 남성이 안무를 소화하고 있었던 것. 더욱이 이 남성은 여성 백댄서들과 똑같은 붉은색 의상으로 여장을 하고 연신 '다 돌려놔~'를 외쳤다.

이 남성은 무슨 사연으로 여장까지 하고 김현정 무대에 서게 된 것일까? 김현정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여장을 한 백댄서는 2000년도 후반에 내 노래의 안무팀을 이끌었던 단장이다. '무한도전' 출연을 앞두고 안무를 함께 준비해 왔는데 당시의 모습을 똑같이 재연하다보니 여자 댄서만 서야 될 상황이 됐다"며 "고민 끝에 '여장이라도 할래?'라고 물었더니 두번도 생각을 안하고 '그러겠다'고 해서 함께 무대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장 백댄서의 등장에 김현정의 이날 무대는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편 방송 이후 여장 백댄서는 신개념 트로트그룹 '맨삼이'로 데뷔한 오민선으로 밝혀져 다시 한번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장면 3. 서현, 유진 빈자리 어떻게 메웠나?

'토토가' 세번째 주자로 나선 '90년대 요정' SES에는 현재 임신 중으로 이날 무대에 불참한 멤버 유진의 빈자리가 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진을 대신해 합류한 소녀시대 서현의 활약으로 SES 팬들은 당시의 추억 속으로 고스란히 빠져들 수 있었다.

서현이 SES로 '토토가'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멤버 바다의 제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함께 출연하는만큼 얼굴을 볼 기회가 많았는데 유진의 대타를 고민하던 바다의 눈에 서현이 들어온 것.

더욱이 서현은 소녀시대 콘서트에서 SES의 '드림스 컴 트루'나 '아임 유어 걸'을 부른 적이 있어 안무까지 외우고 있어 제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나마 이날 방송에서 부른 '너를 사랑해'는 서현에게는 처음 불러본 노래인데 바다가 뮤지컬 연습 틈틈이 안무를 가르쳐 준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서현의 숨은 노력이 빛났다. 소속사 관계자는 "서현은 SES의 무대 영상을 보면서 유진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 특히 유진은 특유의 바운스가 있는데 이를 완벽하게 재연하는데 집중했다"며 "바다는 함께 연습하면서 서현이 유진과 성격까지 비슷하다고 말해줘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서현은 "당연히 유진 선배가 더 그리울 것인데 바다 선배와 슈 선배가 잘 챙겨줘서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평소 너무 좋아한 SES 멤버로 무대에 함께 섰다는 것만으로도 꿈을 꾼 것 같다"며 "이번 무대를 계기로 유진 선배를 포함해 나까지 4명이 SNS에 단체방을 만들어 대화를 하고 있다. 이것 만으로도 영광이다"고 '토토가' 무대에 대한 감동을 전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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