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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왜 유저들의 호불호 갈릴까?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4-12-22 11:51





지난 17일 오픈베타를 시작한 다음게임의 검은사막에 많은 유저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신작 온라인게임들의 부진과 모바일게임의 강세 속에 기대작으로 손꼽힌 검은사막은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MMORPG로 주목받아왔다.

그런데 검은사막은 최근 MMORPG와 다른(1) 게임성으로 상당히 괜찮다' 는 평이 있는가하면, '기대했던 것과 다른(2) 게임'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검은사막은 왜 유저들에게 이렇게 다른 평가를 받고 있을까? 우선 유저들의 평가 중 1번과 2번의 '다른'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저들의 호평 속의 '다른'은 기존 MMORPG, 소위 한국형 MMORPG가 보여준 전투, 성장에 국한되어 있는 게임성과 '차별화된'의 의미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검은사막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대표되는 테마파크형 MMORPG 방식의 게임 전개와 다소 다르게 흘러간다. 일반적으로 MMORPG는 마을이나 주요 NPC가 게임의 주요 내용을 전달했는데, 검은사막은 마을이 아닌 키보드 슬래쉬 버튼(/)으로 받을 수 있는 흑정령 퀘스트가 게임의 뼈대를 이루고 있고 마을에서의 퀘스트는 무역과 커뮤니티를 위한 상호작용으로 사용된다. 때문에 퀘스트가 테마파크형 MMORPG와 달리 마을과 마을에 분산되어 있어 게임을 처음 접하면 다소 당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또한 전투 방식 역시 기존 MMORPG와 다르다. 같은 논타게팅 액션 MMORPG인 블루홀 스튜디오의 '테라'처럼 화면 중앙에 커서가 존재해 필드의 몬스터를 조준해서 싸워야한다. 타케팅이 아니기 때문에 조작에 따라 공격이 빗나가기도 하고 스킬을 적중시키는 것이 기존 게임들과 다소 다른 방식이다. 게다가 단순히 123 연타 방식의 전투가 아닌 연속기술과 잡기가 존재하고 마법사도 근접공격을 하는 등 모든 직업에 액션성이 살아있어 난이도가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마을에 등장하는 NPC들도 레벨이 오르면 무조건 퀘스트를 주는 것이 아니다. 유저의 캐릭터와 NPC가 퀘스트, 인사 등의 상호작용으로 인간관계가 넓어진다는 의미를 적용해 퀘스트와 소셜 기능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쉽게 말해 다른 게임은 퀘스트는 느낌표, 완료하면 물음표 클릭만으로 캐릭터가 성장했는데 검은사막은 단순 클릭만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없다.

때문에 검은사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로 한다. 오래간만에 등장한 제대로된 불편한 MMORPG로 볼 수 있는데, 의도적 불편함 보다는 새로운 시스템을 위해 유저들이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많다고 보면 된다. 또한 생활형 콘텐츠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50레벨 이후에 대규모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는 만큼 호평을 보내고 있는 유저들은 검은사막의 이러한 측면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반면 검은사막에 부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는 유저들은 기존 테마파크 방식의 MMORPG에 익숙했던 유저들이나 이러한 시스템들의 발전형을 기대했던 유저들일 가능성이 높다. 혹은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액션 MMORPG를 기대했던 이들일 수도 있다.


2번의 다른은 '익숙함과 달라진 변화'와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많은 게임 유저들은 새로움을 바라긴 하지만 100% 색다른 게임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게임에서 불편했던 것들을 개선하고 새로운 게임성을 추구한 형태가 이상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너무 혁신과 변화를 추구했던 게임들은 대부분 그 재미의 10%도 전달하지 못한채 서비스를 종료해 왔다.

김대일 대표의 성향상 검은사막의 액션성은 게임에 가장 큰 기대 요소로 작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과거 릴 온라인, R2, C9 등 그가 개발했던 게임들은 '다른 것은 몰라도 손맛 하나는 최고였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RPG의 손맛을 기대했던 유저들도 많다.

그런데 검은사막의 제대로 된 전투는 초반 보다는 게임의 중후반부터 나타나는데, 이 부분까지 유저들이 즐기지 못했거나 다소 높은 게임의 접근성으로 인해 불편함만 느끼고 게임을 포기하는 유저들이 있다. 마을 앞에 존재하는 딱정벌레와 임프 등의 첫 번째 전투부터 힘겨워서 게임을 못하겠다는 유저들도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유저들은 자신들이 기대했던 익숙함 속의 새로운 전투가 아닌 다른 전투를 체험해야 했기에 어렵고 불편함만 머리에 남게 된 것이다.

실제로 검은사막은 최근 MMORPG들에 비교해 학습이 필요하고 유저들의 적응을 요하는 게임에 속한다. '게임은 1시간 안에 유저들에게 자신이 가진 장점을 어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검은 사막은 '꾸준히 즐기고 익숙해지면 재미있는 게임'의 범주에 들어가는 게임으로 볼 수 있다. 초반에 느낄 수 있는 재미와 몰입감 보다는 게임이 손에 익어가면서 점점 많은 것들이 보이고 즐기게 되는 구조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보다는 검은사막은 확실한 방향성으로 기존의 틀이 아닌 새로운 발상과 기획에서 게임을 풀어내고 있다. 새로운 시스템에 대한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분유료화라는 모델로 어느 정도 안전장치를 했고 현재의 분위기로 살펴보면 게임이 안착할 가능성은 높다.

오픈 첫날 보다 검은사막의 PC방 점유율은 1% 이상 하락했지만 현재 3% 이상의 점유율로 사용시간과 체류시간이 증가하고 있다는 부분은 유저들이 검은사막의 게임성을 조금씩 이해하고 그 부분을 즐기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아직 게임의 업데이트와 콘텐츠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 50레벨로 캐릭터를 성장시켰다 할지라도 검은사막에서 즐길만한 콘텐츠는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좋은 콘텐츠를 유저들이 보다 받아드리기 쉽게 전달하고 오픈월드로 세계를 꾸민 만큼 서버의 안정화, 유저들이 다소 불편함을 느끼는 인터페이스 등의 편의성 개선에 집중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기자 press@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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