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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드림팀'이 2014년 예능가의 지형도를 바꿨다. 배낭 하나 둘러매고 유유자적 여행을 하거나 시골집에서 하루 세끼 밥만 지어먹었을 뿐인데도 나영석 PD의 손을 거치면 색다른 예능으로 다시 태어난다. 나영석 PD는 예능의 외연을 넓히며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
'꽃보다 청춘'은 해외배낭여행기를 담은 '꽃보다'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40대 뮤지션 3인방' 유희열·윤상·이적의 남미 여행기와 '청춘배우 3인방' 유연석·손호준·바로의 라오스 초저가 여행기로 나뉘어 방송됐다. 40대 뮤지션들의 '꽃보다 청춘'은 흘러간 청춘에 대한 그리움과 여전히 뜨거운 현재의 삶에 대한 은유를 녹여내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반면 '응답하라 1994'의 연출자와 작가까지 동원된 몰라카메라에 속아 난데없이 라오스 여행을 하게 된 청춘배우들은 '꽃보다 청춘'이라는 이름 그대로 혈기 넘치는 청춘들의 에너지를 발산해 큰 화제를 모았다.
나영석 PD가 '꽃보다' 시리즈를 마친 후에 곧바로 선보인 tvN '삼시세끼'도 2표를 얻어 3위에 올랐다. '꽃보다 청춘'의 득표까지 합치면 나영석 드림팀의 득표수는 과반을 넘는다. 이서진이 "이 프로그램은 망했다"고 독설을 했지만, '삼시세끼'는 매주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텃밭 채소로 음식을 만들고, 장작불에 가마솥 밥을 짓고, 수수를 수확해 고깃값을 버는 일과가 반복되지만, 매회 새로운 게스트들과 함께하며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우수 예능 프로그램 2위로는 JTBC '비정상회담'이 꼽혔다. 20표 중에 7표를 얻었다. '꽃보다 청춘'과는 단 2표 차이에 불과하다. '비정상회담'의 개성 넘치는 패널들은 매회 격론을 펼치고 있다. 토론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 과정을 통해 타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배울 수 있어서 더 큰 지지를 얻었다. '비정상회담' 출연진은 단숨에 인기스타로 떠올랐고, 방송가엔 외국인 예능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다만 최근에 불거진 기미가요 논란과 일부 출연자의 사생활 의혹이 프로그램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그밖에도 tvN '지니어스'와 JTBC '히든싱어'가 각각 1표씩 획득했다. 세번째 시즌을 방영한 '지니어스'는 숨막히는 심리전과 두뇌게임으로 마니아 시청층의 지지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어권 국가에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제작사에 판권을 수출하기도 했다. '히든싱어' 또한 역대 최강 실력을 지닌 모창 능력자들의 활약에 힘입어 세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음원역주행, 음악 프로그램 순위권 재진입 등 다양한 화제를 뿌렸다.
김겨울 백지은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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