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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충무로의 기대주가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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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인남우상 후보에는 '친구2' 김우빈, '해무' 박유천, '족구왕' 안재홍, '변호인' 임시완, '신의 한 수' 최진혁이 노미네이트됐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아이돌 그룹 멤버 혹은 모델들의 연기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청룡에서도 영화 출신과 비 영화 출신이 승부를 가리게 됐다는 점.
영화 출신은 안재홍과 최진혁이다. 안재홍은 '족구왕'에서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만섭 역을 맡았다. 만섭은 모태 솔로에 학점은 바닥, 여기에 등록금 낼 돈조차 없는 빈곤한 주머니 사정에도 언제나 당당하고 느긋한 '막가파 복학생'이다. 저질스펙 대책없는 캐릭터를 안재홍은 코믹하면서도 우직하게 그려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최진혁도 만만치 않다. 2006년 KBS '서바이벌 스타 오디션'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연기 인생은 평탄치 않았다. 하지만 tvN '로맨스가 필요해', MBC '구가의 서'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올라서더니 충무로에서도 포텐을 터트렸다. '신의 한 수'에서 정우성과의 '냉동실 상의탈의 격투신'을 연출하며 강렬한 카리스마로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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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출신 김우빈은 반항아 연기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KBS2 '학교 2014', SBS '상속자들'에 이어 '친구2'까지 반항아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친구2'에서는 동굴톤 저음 보이스로 울산 사투리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큰 호평을 받았다.
JYJ 박유천은 스크린 데뷔작 '해무'로 충무로에서 단숨에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동방신기 시절부터 대표 꽃미남이었던 그는 전진호의 막내 동식 역을 맡자마자 체중을 불려 일부러 잘난 얼굴에 못생김을 덧입혔다. "중반부에 가서야 박유천을 알아봤다"는 관람후기가 이어졌을 정도로 그의 프로 의식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여기에 한예리와의 러브라인, 대선배 김윤석과의 대립 등 복잡한 감정선을 쫀쫀하게 풀어내며 영평상과 대종상에서도 신인남우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이 있다. 임시완은 현재 최고의 핫가이다. MBC '해를 품은 달'에서 김수현 아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최고의 흥행 보증 수표로 성장했다. 주연을 맡은 tvN '미생'이 유례 없는 인기를 끌고 있고, 진구 역으로 열연한 '변호인'은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런 폭발적인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신인답지 않은 놀라운 연기력. 실제로 임시완에게는 '가장 연기 잘하는 아이돌', '연기돌 수식어가 필요없는 배우'라는 등의 극찬 세례가 마구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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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여우상 후보의 성격은 또렷하게 갈린다. 성장파와 관능파로 나뉜다.
성장파에는 아역 배우 출신인 김새론 김유정, 그리고 류혜영이 포진해 있다.
먼저 김새론은 '아저씨'를 통해 한 방에 대중에게 이름 석자를 새긴 장본인. 이번엔 '도희야'를 통해 좀더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신인여우상을 노린다. 도희 역을 맡은 그는 아버지와 할머니에게 구타당하는 피해 청소년을 리얼하게 표현해냈다. 특히 극 후반부 일부러 자신의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하는 척 연기하는 장면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김유정은 '폭풍 성장'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2003년 크라운산도 CF로 데뷔한 뒤 MBC '해를 품은달', 영화 '각설탕' 등에서 아역 배우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입지를 굳혔던 그는 '우아한 거짓말'에서 영리하게 연기 변신을 꾀했다. 왕따 가해자 화연 역으로 데뷔 이래 처음 악역 연기에 도전한 것. 정말 나쁜 아이인지, 사실은 좋은 아이인지 끝까지 애매하게 만드는 의뭉스러운 연기력에 이한 감독은 "예쁘다는 걸 넘어선 강렬한 에너지가 있다"고 극찬했다.
'김씨 표류기'에서 정려원의 몽타쥬 컷 대역을 했던 18세 소녀가 이렇게 성장했다. 바로 류혜영이다. 그는 '나의 독재자'에서는 박해일을 짝사랑하는 여정 역을 맡아 대선배들 사이에서도 통통 튀는 연기로 단숨에 눈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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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