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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기 전에 누군가의 아들이었다.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짓던 윤 감독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 하려다 감정이 북받쳐 목이 잠시 메이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옆 자리에 앉은 황정민이 "이전까지 우리도 들은 적이 없는 얘기"라며 시간을 벌어줬다.
어렵게 다시 마이크를 입가에 댄 윤 감독은 어렵사리 "아버지 성함이 윤자 덕자 수자 맞습니다"라며 취재진의 질문에 확인을 했다. 이어 "어머니 성함도 '영자 자자'를 쓰십니다"라며 부모님 성함을 남녀 주인공 이름으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대학 2년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사실 이 영화를 만든 계기가 그때부터 시작된거 같다. 아버지가 임종하실 때 내가 감사하다는 말씀을 못드렸다. 영화로나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 부모님 성함을 영화에 썼다"고 설명했다.
시사회 내내 눈물을 빼는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시점. 윤제균 감독의 사연에 여주인공 김윤진의 눈물샘이 터졌다. 계속 눈물이 흘러 마무리 인사에서 자신의 차례를 건너뛴 뒤 모든 배우들이 마친 다음에야 마이크를 잡았다. 기자회견 인사말에서 "사실 무대에 설 준비 안됐다. 영화보다 창피할 정도로 눈물이 나와 조금 전에 화장실로 도망가 급 수정하고 나왔다"고 털어놓았던 터. 그는 "감독님이 갑자기 슬픈 말씀을 하셔서 눈물이 났다"며 양해를 구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