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의 '예능 대세'는 아이와 외국인이다. 사랑스러운 '리틀 스타'와 예능감 좋은 '외국인 스타'들이 예능계를 쥐락펴락하며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화제몰이에서도 쏠쏠해 이들의 주가는 더 올라가는 분위기다.
육아 예능에 더 이상 새로운 소재가 없을 것 같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은 또 나오고 있다. 14일 첫 방송되는 tvN '컴 온 베이비'는 미국 ABC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벳 온 유어 베이비(BET ON YOUR BABY)'의 포맷을 수입해 한국판으로 제작한 프로그램.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놀이 공간이 '베이비 돔'에 입성하게 되고, 별도 스튜디오에서 부모가 아이들의 행동을 예측하거나 표현력을 기반으로 한 게임쇼에 임하게 된다. 아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 부모가 게임을 통해 내 아이의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는 재미가 이 프로그램의 핵심. 게임쇼 포맷으로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했지만, 본질은 육아 예능과 맞닿아 있다.
지난 5월 파일럿으로 선보였던 JTBC '빅스타 리틀스타'도 19일부터 정규편성된다. 스타와 그들의 자녀, 손자, 조카가 함께 출연, 동심의 눈으로 바라본 스타의 사생활을 퀴즈 형식으로 알아보는 가족토크쇼다. 아이들이 부모에게조차 말 못한 고민들을 들어보고 함께 해결하는 코너도 마련됐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 건 아니지만, '붕어빵'처럼 아이가 중심이 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예능 출연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조상님'격인 로버트 할리와 이다도시가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했고, 외국인 미녀들이 대거 출연해 한국 생활 에피소드를 풀어낸 '미녀들의 수다'도 인기리에 방송됐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보다 더 진화했다. 과거에 외국인 출연자들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는 감초 역할에 머물렀다면, 요즘엔 완전한 주류이자 대세다.
가장 대표적인 얼굴이 바로 샘 해밍턴이다. MBC '진짜 사나이'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이자, '진짜 사나이' 제작진이 선택한 '신의 한 수'로 불리는 사람이 바로 그다. 군대는 직간접적인 경험이 많은 한국인에게 새롭지 않은 공간이지만, 외국인에겐 얘기가 다르다. 태어나 처음 경험하는 군대 문화에 '멘붕'을 겪는 샘 해밍턴의 모습은 '진짜 사나이'가 방송 초반 빠르게 인기를 얻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샘 해밍턴이란 외국인의 눈에 비친 군대 문화를 보며 시청자들은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모습을 다시 알게 되는 경험을 했다.
그의 뒤를 잇는 또 한명의 외국인 예능스타는 바로 헨리. '다나까' 말투에 익숙하지 않아 곤경에 처하던 샘 해밍턴과 달리 헨리는 군대를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흥미로워하며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였다. 어딘가 어설프면서도 웃음을 잃고 전우애를 배워가는 헨리는 다소 주춤했던 '진짜 사나이'에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다.
JTBC '국경 없는 청년회-비정상회담'은 지난 7일 첫 방송 이후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점령했다. '비정상회담'은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다국적 젊은이 11명이 하나의 주제로 토론을 벌이는 프로그램. MC는 한국인이지만, 주인공은 외국인이다. 샘 오취리(가나), 줄리안(벨기에), 테라다 타쿠야(일본), 귀욤 패트리(캐나다), 제임스 후퍼(영국), 다니엘 스눅스(호주), 장위안(중국), 타일러 라쉬(미국), 알베르토 몬지(이탈리아), 로빈(프랑스), 에네스 카야(터키)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은 '서른 넘어 부모에게서 독립 못하는 게 정상인가 비정상인가'라는 주제로 거침없는 입담을 뽐냈다. 각 나라의 문화와 사고방식의 차이가 드러나 흥미로웠고, 출연진의 캐릭터도 뚜렷했다. 이 프로그램은 벌써부터 외국인 예능스타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몇몇 외국인 출연자의 경우 스케줄이 유명 MC에 버금갈 정도로 바쁘다"고 귀띔했다.
외국인들의 게스트 출연도 많아졌다. MBC '세바퀴'와 KBS2 '해피투게더' 등이 최근에 잇따라 외국인 특집을 선보였다. 이들은 한국인보다 더 유창한 한국어 실력, 한국 생활 에피소드, 외국인이기에 경험했던 차별 등을 풀어놓으며 화제몰이를 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