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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독하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이라는 표현이 맞다. '신의 한수'에서 이범수가 맡은 살수라는 인물이 그렇다. 이 인물을 이범수가 연기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가정이다. 그만큼 이범수는 '신의 한수'에서 살수 역을 깔끔하게 소화해냈다. 최근 카리스마 있는 악역을 주로 맡던 배우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으로 변신한 이 때, 그 자리를 가득 메워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범수는 일단 외향적인 면부터 살수로 변신했다. "기름지고 뒤로 넘긴 헤어스타일, 무테 안경, 단정한 수트를 통해 예민하리만치 깔끔하고 날카로운 인물, 한기를 느끼게 하는 인간을 묘사했죠. 말로 겁주고 그런 악역이 아니라 눈으로 말하는 캐릭터를 만드려고 했어요." 전신 문신을 위해서 꼬박 하루 동안 앉지도 못하고 서있기도 했다. "배꼽(이시영) 앞에서 '넌 내 소유물이야'라는 것을 보여주는 신이었는데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장면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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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액션을 표방한 '신의 한수'는 자칫 바둑을 모르면 이해하기 힘든 영화로 생각될 수 있다. "그래서 더 많이 고민을 했어요. 바둑을 모르시는 분들도 쉽게 볼 수 있는 영화로 만들기 위해서요. 우리 영화에서 바둑은 바둑이라고 보다는 도박에 가까워요. 또 액션을 만드는 중요한 장치죠. 바둑을 전혀 모르시는 분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장담합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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