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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뭉친 드라마 커플. 어디가 더 셀까.
짜릿한 로맨스를 꿈꾸지만 존재감 없이 너무나도 평범한 여자. 대대손손 30대에 절명하는 집안의 내력으로 인해 후세를 잇는 것이 소명이 된 부자 남자. 여행지 우연한 하룻밤으로 임신까지 이르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기치 않은 좌충우돌 사랑을 다른 로맨틱 코미디. 첫 방송은 이건(장혁)과 김미영(장나라)의 성격이 코믹 터치 속에 잘 드러났다. 둘 사이 우연한 만남과 에피소드도 그려졌다. 앞으로 어떻게 사랑을 이어갈지 예측 가능한 그림을 그려줬던 전형적인 첫 회의 모습.
시청률?
기대감?
출발은 썩 괜찮았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 확실히 살아있었다. 평소 진지한 캐릭터였던 장혁은 자신의 연기력으로 평소 이미지를 덮으며 화끈하게 망가졌다. 특별 출연 한 클라라와의 첫 장면부터 머리를 적시고 옷을 풀어헤치는 코믹 연기로 웃음을 자아냈다. 장나라는 튀지 않으면서도 평범한 여자 미영이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런 장르물에서 왜 장나라를 제일 먼저 찾는지 잘 보여준 장면. 12년만에 만난 두 사람의 호흡도 기대 이상이었다. 무거운 사회분위기 속에 모처럼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 연출력도 눈여겨 볼만 했다. 자칫 오버스러울 수 있는 장면들을 자연스러운 웃음으로 연결되도록 꼼꼼한 장치 속에 녹였다. 영상미도 합격점이었다.
불안감?
장르와의 싸움이다. 한참 많이 제작되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와 드라마 장르에서 왜 급격히 사라졌을까? 어느 순간부터 시청자에게 잘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청층의 눈이 달라졌다. 우후죽순 장르물이 확 늘어났던 이유다. 로맨틱 코미디의 어려움 중 하나는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내기 힘들다는 점. 독특한 성격의 왕자님과 평범한 여자의 우여곡절 짜릿 로맨스. 사실 '운널사'도 이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남자 주인공 이건(장 혁) 역시 어디서 많이 본듯 한 캐릭터다. 첫 방송이 끝나자마자 이미 '독고진'이란 이름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캐릭터 설정의 한계에서 오는 식상함을 스토리 전개로 덮어가야 한다. 가능한 일일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